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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하고 반도체는 16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사진은 2일 안개 낀 부산 신선대부두. 송봉근 기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력인 반도체 수출 감소로 올해 2월까지 한국의 누적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8% 줄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월 누적 수출액은 101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8억 달러)보다 4.8% 감소했다. 설 연휴 영향으로 1월 수출액은 10.3%(547억→491억 달러) 줄었고, 2월엔 1%(521억→526억 달러) 늘었다. 하지만 2월 일평균 수출액은 23억9000만 달러로 전달(24억6000만 달러)보다 0.7% 감소했고, 1년 전(25억4000만 달러)보다 5.9% 줄며 전반적인 수출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2월 96억 달러로 1년 전(99억 달러)보다 3% 줄며, 2023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에 증가세(전년 동기기준)가 꺾였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반도체 업체의 물량 공세가 거세지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한 영향이 크다. 산업부에 따르면 DDR4(8Gb)는 1년 전보다 고정가격이 25% 하락했고, 낸드(128Gb) 가격 하락 폭은 53.1%에 이른다.

김영희 디자이너
반도체 수출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25~30%가량으로 높은데, 중국 내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2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2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3%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호황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고, 중국 시장 내 수요 부족과 공급과잉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은 악재와 호재가 혼재한다. 악재는 미국의 ‘관세 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반도체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이미 10% 관세를 부과한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 10%를 더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이는 중국에서 제조하는 아이폰 등 정보기술(IT)·가전에 대한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이는데,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작년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다만 미국 내 반도체 자급률이 10% 전후에 불과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 확대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중국의 소비진작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으로 스마트폰·PC 등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요 공급사의 감산 발표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향후 트럼프 관세가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수출의 또 다른 축인 자동차 수출은 2월 6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억 달러)보다 17.8% 늘며,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간 이어진 수출 감소 흐름을 끊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13억 달러)이 호조(74.3% 증가)를 보인 영향이다. 바이오헬스 품목은 바이오의약품 수출(45.5%)을 중심으로 16.1% 증가하면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가장 큰 두 수출 시장인 중국은 지난달 수출이 줄고(-1.4%), 미국은 늘었다(1%). 대중국(95억 달러)과 대미(99억1000만 달러) 수출 모두 100억 달러를 밑돌았다. 지난달 수입액은 1년 전(482억 달러)보다 0.2% 증가한 483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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