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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방침 뒤집고 다시 강행…중·캐나다 등에 “4일부터”
28일 원·달러 환율 1463.4원…닷새 만에 30원 넘게 급등
아시아 증시 ‘검은 금요일’…강달러 압력, 원화 하락 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공포로 인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3% 넘게 추락하며 2600 선을 무력하게 내줬고 안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달러당 1460원 선을 돌파했다. 원·엔 재정 환율도 975원을 넘는 등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관세에 취약한 국내 산업구조와 경기침체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4원 오른 달러당 146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1427.4원) 1420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5거래일 만에 30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코스피도 같은 날 전장보다 88.97포인트(3.39%) 급락한 2532.7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5일(-8.77%)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2.88%), 홍콩 항셍(-3.28%)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고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장중 8만달러 선도 붕괴됐다.

금융시장의 ‘검은 금요일’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변덕’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에서 유예했다가 이를 뒤집고 4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중국에는 기존 10% 관세 부과에 이어 10%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일 “그동안 관세가 협상수단에 불과하다는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급변한 관세 예고에 시장은 불확실성 회피 심리로 출렁였다”고 말했다.

미국발 혼란에 특히 크게 휘청이는 건 원화 가치다. 관세안에 시장의 공포심리가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했다. 원화 자체의 절하 압력도 겹치면서 강달러 압력에 더 크게 휘둘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수경제가 내상을 입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로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움직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엔화(+3.03%), 중국 역외 위안(+0.39%), 대만 달러(+0.15%) 등은 전월 대비 달러보다 가치가 올랐지만 원화 가치는 오히려 0.45% 떨어졌다. 주변국 통화 대비 원화의 가치가 추락했다는 의미다.

변수는 중국의 대응이다.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중국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대응하면 원화에도 절하 압력으로 작용해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화는 통상 위안화와 동조화 흐름을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통화 절하를 통해 대응하는 국면이 본격화되면 환율은 달러당 1500원 선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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