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美-우크라 정상회담… 공개 충돌·결렬
美언론·공화당도 “외교 참사” 비판
대만 매체 “내일의 대만 모습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가 안전 보장이 없는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제3차 세계대전을 놓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회담은 고성이 오간 끝에 결렬됐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고성을 지르며 공개 충돌한 뒤 미국이 자유 진영을 분열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종전 협상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상회담이 ‘노딜 파국’으로 끝난 지난달 28일(현지시간)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수치스러운 날’로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1일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동맹국들을 외면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와 미국의 가치에 위협이 되는 푸틴을 감싸는 듯한 모습에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광물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만났으나 거친 설전을 벌인 끝에 회담은 결렬됐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젤렌스키에게 트럼프와 J D 밴스 부통령은 “왜 고마워하지 않느냐.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 광물 협정을 먼저 맺은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을 중개하겠다는 구상에 타격을 입게 됐다. 빠른 종전에 집착하는 트럼프가 침략당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윽박지르면서 푸틴의 입지만 강화해주고 있다는 비판도 받게 됐다.

NYT는 “우크라이나와 자유세계 그리고 한때 ‘대서양 헌장’ 원칙을 수호했던 미국의 유산에 있어 참담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대서양 헌장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발표한 공동선언으로, 무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에 반대하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충돌한 광경으로 푸틴이 승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푸틴에게 넘기는 것은 그 나라와 유럽에 재앙이 될 것이지만 트럼프에게도 정치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역시 미국 대통령과 충돌하면서 미 정부로부터 전쟁 지원과 안보 보장을 받는 데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원조 물자 수송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1일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의 모든 지원에 감사드린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항상 이 지원에 감사해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것은 다른 국가들에도 불안과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 대만 언론은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시달리는 대만에서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카이난대 천원자 교수는 “트럼프의 현실주의 입장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며 대만이 자주국방과 유럽·일본 등과의 전략적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565 교통사고·정전 잇따라‥내일까지 곳곳 눈·비 랭크뉴스 2025.03.03
43564 “AI 세상 미리본다”…MWC 개막 랭크뉴스 2025.03.03
43563 집안 1t 쓰레기, 불 나니 화르르…‘저장강박’ 가구 참변 랭크뉴스 2025.03.03
43562 "앞에선 주식 사라면서 뒤로는 팔았다"…구독자 수만명 텔레방 운영자 적발 랭크뉴스 2025.03.03
43561 "美 신뢰 못한다" 독일이 주문한 美 F-35 계약 취소될 수도 [밀리터리 브리핑] 랭크뉴스 2025.03.03
43560 국민의힘 지도부, 오늘 대구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랭크뉴스 2025.03.03
43559 이재명 50%-김문수 31.6%…리얼미터 가상 양자대결 랭크뉴스 2025.03.03
43558 ‘다이소 3000원 영양제’ 철수, 아쉽다면…이건 어때요?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랭크뉴스 2025.03.03
43557 "사망 구준엽 아내 쉬시위안 유산 분배 사실상 정리" 랭크뉴스 2025.03.03
43556 베르사체, 프라다에 팔리나…"2조3천억원에 매각 근접" 랭크뉴스 2025.03.03
43555 1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 13.8억…역대 최고[집슐랭] 랭크뉴스 2025.03.03
43554 美 "우크라, 전쟁 끝낼 지도자 필요"… 젤렌스키 정권 교체 지지 시사 랭크뉴스 2025.03.03
43553 지방대 40곳 ‘정원 미달’…추가모집에도 1050명 부족 랭크뉴스 2025.03.03
43552 배달앱 일매출 9만원인데 최상위 구간?···“상생안 아니라 살생안” 랭크뉴스 2025.03.03
43551 ‘계엄 해제’ 의사봉 지키러…“보좌관 손 잡고 달려 국회 담 넘었다” 랭크뉴스 2025.03.03
43550 리얼미터 "정권교체 55.1%·정권연장 39%‥민주 44.2%·국민의힘 37.6%" 랭크뉴스 2025.03.03
43549 국민 ‘사회갈등’ 인식, 6년만 최고…‘진보 vs 보수’ 가장 심각 랭크뉴스 2025.03.03
43548 "아들 마약사건 연루 몰랐다" 경찰 출신 이철규 해명에‥ 랭크뉴스 2025.03.03
43547 [Why] 대치동 도치맘·불량 학생...‘부캐’ 띄우는 페이크다큐 열광 까닭은 랭크뉴스 2025.03.03
43546 한동훈 "52시간 간 본 이재명, 상속세 개편 진심인지 모르겠다" 랭크뉴스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