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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궐위 가정, 대선 준비 구상
비명계 주자들 움직임도 빨라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만 남겨두면서 더불어민주당도 ‘운명의 3월’을 맞았다. 탄핵 인용 시엔 곧장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도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예열에 들어간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의 움직임도 이 대표 사건 선고, 개헌론, 경선 룰 등을 고리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헌법 규정에 맞춰 ‘경선 30일·본선 30일’ 일정을 토대로 조기 대선을 준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통상의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보궐선거의 경우 이 시한이 선거일 30일 전으로 달리 적용된다.

최근엔 당 사무처가 실무준비 차원에서 일부 의원들에게 예상 경선 일정을 공유·설명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심’과 일반 국민 여론을 절반씩 반영하기 위해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3주간 권역별 순회 경선을 치르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조기 대선 현실화 시) 늘 그래왔듯 각 예비후보들의 입장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 후보 선출 규정을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변수는 오는 26일 선고 예정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과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선고가 내려질 경우 이 대표의 독주 구도에 사정 변경이 생기게 된다. 현재 역풍 우려 등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비명계가 본격적인 공세로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의 잠재적 주자들은 저마다 의제를 다듬으며 진지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모두 그 필요성을 제기한 개헌이 대표적이다. 정책 측면에서도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감세가 아니라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오는 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측과 만나 국내 외국인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경선 룰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비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통화에서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며 “중립적 인사가 경선을 관리하는 완전 국민경선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원내에선 조직적 역선택 가능성 등을 들어 이 같은 ‘100% 국민경선’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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