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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백악관에서 친트럼프 매체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정장 안 입냐" 따져
SNS "국민들 죽는 상황에 정장 따지냐...부끄럽다" 반응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이 열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친(親)트럼프 팟캐스트 진행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양복을 입지 않았냐"고 말한 장면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구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는 가운데 미국 퇴역 군인이 "불명예스럽다"고 분노하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도 화제가 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두 정상 간 회담에서 친트럼프 팟캐스트 채널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Real America’s Voice)' 진행자인 글렌 브라이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당신은 정장(suit)을 입지 않았냐"며 그의 옷차림을 걸고넘어졌다. 그는 "당신은 나라의 최고 지위에 있는데 왜 정장 입기를 거부하느냐"며 "정장이 있기는 하냐"고 따졌다. 브라이언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데에 많은 미국인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이 끝나면 정장(costume)을 입을 것이다. 당신이 입고 있는 것 같은 것일 수도,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 더 싼 것일 수도 있고"라며 받아쳤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는 우파 케이블 채널로, 비시민권자 투표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리고 트럼프의 책사로 불린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주류 플랫폼에서 퇴출된 후 그의 팟캐스트 방송 '워 룸(War Room)'을 방송하는 데 도움을 줬다.

'군복 입지 말라' 요청한 백악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을 벌인 뒤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항전의 상징으로 시종일관 군복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측은 사전에 젤렌스키 대통령 측에 군복을 입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짜증나게 한 작은 요인 중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백악관을 방문할 때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수차례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소보다 더 격식을 차린 검은 셔츠를 입었지만 카고 바지를 입고 전투화를 신었다.

이러한 그의 옷차림에 친트럼프 매체의 진행자가 딴지를 걸자 배석한 JD 밴스 부통령은 웃음을 터뜨리고, 밴스 부통령 옆에 앉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웃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불명예스럽다" 틱톡 영상 화제

1일 틱톡에 한 미국 퇴역 군인이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왜 정장을 입지 않았냐"는 친트럼프 매체 진행자의 질문과 참석자들의 반응에 눈물을 흘리며 "불명예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틱톡 coachmox8 캡처


한편 이 장면이 방송되자 SNS에서는 트럼프 측을 비판하는 반응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동맹국의 수장이자 벼랑 끝에 서 있는 약자 입장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자인 트럼프 측이 괴롭히는 구도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틱톡에서는 미 남성 퇴역 군인이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분노하는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다. 'coachmox8'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틱토커는 "그는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고 국민들이 죽고 있는데 이 쓰레기들은 정장을 입지 않은 것에만 관심이 있냐"며 "나는 정말 이 나라가 싫다. 정말 불명예스럽다"고 분노했다. 그는 "우리를 용서해 달라. 나는 백악관에서 일어난 일을 믿을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이 영상에는 100만 개가 넘는 '좋아요' 표시가 찍혔고, 21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많은 누리꾼들은 "일론 머스크는 캡 모자를 쓰고 백악관에 들어왔다"는 댓글에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모두가 정장을 입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만 혼자 티셔츠에 모자를 쓴 차림이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저렇게 취급한 것에 눈물이 난다" "깡패들이 가득 찬 방"이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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