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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집값 상승 촉발할까
용산·서초·강남구, 과거 최고가 모두 회복
대출규제·대선 가능성 등 관망세로 돌아설 수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아파트의 모습. 권도현 기자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2년 4개월 만에 연 2%대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금리 인하=집값 상승’이라는 과거 도식대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촉발될지 주목된다. 서울 강남 지역은 물론 강북권에서도 집을 보기 위한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은 서울의 상승세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까지 번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대출 규제를 비롯해 대선이 시작될 수도 있어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R114가 서울 25개 자치구 임대를 제외한 155만가구의 평균 가격(매물가와 실거래가를 모두 반영해 산정)을 2일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8289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289건으로 여전히 저조한 상황인데도 가격이 상승한 건 강남권 등 일부 선호 지역에 상승 거래가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아파트 값이 과거 최고가 이상 오른 곳은 용산구(110.89%), 서초구(109.23%), 강남구(108.86%) 등이었고 도봉구(82.39%), 강북구(84.23%), 노원구(85.06%) 등에서는 최고가 대비 회복세가 더뎠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결정이 강남권 집값 상승세에 불을 붙였고, 2.75%로 낮아진 기준금리가 앞선 상승세를 확산케 하는 ‘기름’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주택 수요자의 자금력이 커졌고,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면서 “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까지 상승세가 퍼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상승세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주 중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2%포인트, KB국민은행은 오는 3일 가계대출(은행채 5년물 기준 상품) 금리를 0.08%포인트 낮춘다. 우리은행은 이미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강남 이외에도 서울 서대문구·동대문구·성북구 등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도 최근 매수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금리 인하 당일부터 지방에서 갭 투자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공인중개사 B씨도 “지난주부터 집을 보겠다는 손님이 너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세 확산은 서울 지역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와 지속되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리 인하 효과를 압도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발 상승세가 머지않아 서울 외곽인 노원·도봉·강북구 등까지 번져 종전의 하락세를 보합으로 멈춰세울 가능성이 높지만, 수도권 외곽·지방까진 무리”라면서 “향후 예상되는 조기 대선 등 정치적 이슈와 대출 규제 강화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금리 인하가 점진적일 때, 실수요자가 많은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편”이라면서 “금리 인하 영향보다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영향으로 규제 직전 수요가 반짝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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