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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해온 중국인 건강보험(건보) 가입자의 재정 적자가 실제보다 1200억여원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중국인 ‘건보 무임승차’의 근거로 써온 통계에 오류가 있었음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2일 건보공단이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건보공단은 기존에 공개한 2020년과 2023년 중국인 건보 가입자의 재정 수지의 오류를 최근 확인하고 이를 수정했다. 건보공단은 해마다 보험료 부과액에서 급여비 지출액을 뺀 재정 수지를 집계하는데, 외국인 가입자 가운데 중국인에 대한 보험료 부과액을 잘못 계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중국인 건보 재정은 기존 ‘239억원 적자’에서 ‘365억원 흑자’로, 2023년은 ‘640억원 적자’에서 ‘27억원 적자’로 바뀌었다. 실제보다 적자가 1217억원 많게 계산된 것이다. 다만, 2021년(109억원 적자)과 2022년(229억원 적자) 수치는 틀리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2020년의 경우 담당 부서에서 수기로 수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냈고, 2023년에는 가입자의 국적 코드를 잘못 입력해 틀린 통계가 나왔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실수 방지를 위해 시스템에서 통계 산출 과정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직원 대상 교육도 계속할 것”이라며 “전체 외국인 가입자의 연도별 재정 수지 값은 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존의 잘못된 통계가 ‘중국인이 건보를 남용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쓰여왔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는 이 통계 등을 근거로 국내에서 6개월 이상 머무른 외국인만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직장가입자의 배우자·미성년 자녀 제외)가 되도록 자격 기준을 강화했다. 또 김미애 의원은 지난 1월 한국인에게 건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국가의 국민은 국내 건보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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