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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외국인 범죄, 세건 중 두건 ‘중국인’
중국인 일당이 지난달 24일 오전 1시쯤 도내 한 사찰 납골당에 침입해 6기의 유골함을 훔치고 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제주에서 중국인 강력범죄가 연이어 터지며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제주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 세건 중 두건이 중국인 관련 사건이었다. 2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외국인 주요 범죄 피의자는 608명(잠정)이었다. 이 중 중국인 피의자가 412명으로 60.6%를 차지했다. 수치가 확정된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의 중국인 피의자는 1465명이었다. 이 기간 전체 외국인 피의자 2185명의 67.5%였다. 제주에서 검거된 내·외국인 주요범죄 피의자 전체 인원 2만7954명의 5.2%가 중국인인 셈이다.
특히 올해 2월은 굵직한 중국인 관련 범죄가 잇따랐다. 중국인 간의 집단 폭행과 살인 사건이 이어졌고, 급기야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유골함 절도 후 돈을 요구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하다 하다, 유골함 훔쳐 ‘28억’ 협박
경찰이 26일 제주도내 한 야산에서 찾은 해당 유골함.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시 10분쯤 40대 중국인 2명이 제주시의 한 사찰 봉안당에 침입해 유골함 6기를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훔친 유골함을 사찰에서 약 1.5km 떨어진 야산에 각각 3기씩 나눠 묻은 뒤 해외로 도주했다. 도주 다음 날 이들은 사찰에 전화와 텔레그램을 이용, 연락해 “200만 달러(한화 약 28억7000만 원)를 주면 유골함을 주겠다”고 공갈·협박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중국인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제주도가 무사증 제도를 통해 입국이 쉬운 점과 한국인의 장례문화에 효심이 깊게 작용하는 점을 노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틀간의 추적 끝에 땅속에 묻힌 유골함들을 모두 찾아 유족 품에 돌려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30대 중국인 간 호텔 흉기 살인도
제주경찰이 26일 제주도내 한 야산에서 중국인 일당이 숨긴 유골함을 땅을 파내 찾고 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같은 날(24일) 오후엔 중국인 간 살인도 벌어졌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제주시내 한 대형 호텔에서 30대 중국인이 같은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30대 중국인 등 3명을 구속 수사 중이다.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된 8500만원을 가지고 달아난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불법체류자 간 폭행도 “인력 증원 고려해야”
지난해 6월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이유로 연인이었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돈까지 뜯어낸 30대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 제주서부경찰서
2월 19일엔 동포인 전 연인(30대 중국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중국인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지난달 22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인 23일 오전 2시까지 제주시 연동의 한 원룸에서 연인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다. 이들은 체류 기간이 지난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 같은 달 16일에는 불법체류 중국인 6명이 같은 국적 동포를 집단 폭행해 300여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국가·자치 경찰 인력 증원도 고려해야 한다”며 “우선, 중국 영사관 등과 협력해 제주에 입국할 때부터 범죄 예방과 홍보, 순찰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무사증 입국 범죄에 ‘전자여행허가제’ 고개
지난 2016년 9월 9일 오후 10시 25분쯤 제주시내 한 오리고기 전문점에서 중국인들이 외부에서 사 온 술을 못 마시게 했다는 이유로 여주인을 집단 폭행하는 모습. 당시 길을 지나던 행인도 중국인 일행에 폭행을 당했다. 사진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는 엔데믹 시점인 2022년, 111개국 외국인이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를 재개했다. 이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한 달까지 제주에 체류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무사증 입국자의 범죄가 이어지자 제주에선 전자여행허가제(K-ETA) 도입 필요성 다시 제기된다. K-ETA는 사증 없이 입국이 가능한 국가 국민이 현지 출국에 앞서 인적사항과 범죄사실 등을 입력해 사전 여행 허가를 받는 제도다.

정부는 2020년과 2022년 제주 적용을 추진했으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제주도와 관광업계의 의견에 따라 적용을 미뤄왔다. 올해 제주 관광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만4048명으로 전년 20만6550명보다 13.3%(2만7498명) 증가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161만6061명으로 전년(184만829명)보다 12.2%(22만4768명) 감소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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