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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치달은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이 전 세계에 전해진 데 대해 놀라움과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위대한 미국'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회담 결렬로 인해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중단될 경우 유럽의 지원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유엔에서 러시아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한 총회 결의안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와 북한과 함께 반대표를 행사한 데 대해서도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유럽과 대립하는 구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도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의 균열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두고 "감정 대립으로 치달은 매우 이례적인 사태"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트럼프가 젤린스키와 설전을 벌인 뒤 "이건 훌륭한 TV쇼가 될 것이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에 결연히 맞서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고 평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1일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해 "외교에서 감정적으로 맞서는 것은 좋지 않다"며 "배려와 인내로 뒷받침된 외교가 전개되어야 한다"고 기자단의 질문에 응수했다. 이시바 총리는 "국제사회가 분단되지 않도록 주요7개국(G7)의 결속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회담 직후 유럽 각국에선 우크라이나를 향한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총리실은 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는 성명을 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즉각적인 미-유럽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서방의 단결을 촉구했다. 독일의 차기 총리가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등 유럽 각국의 정상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은 백악관 정상회담 직후 곧바로 런던으로 날아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환대를 받았다. 현지시각으로 2일 런던에선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대응책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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