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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 제공 = 각 사

[서울경제]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평균 기간이 4.4년으로, 일반 직원과 비교하면 18.1년 빠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너일가 4명 중 1명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3년 결산 기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에서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 대기업 집단은 63곳, 인원은 총 212명(남성 175명·여성 3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평균 30.4세에 입사했으며 입사 4.4년 만인 평균 34.8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CEO스코어는 일반 임원 중 상무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2019년 9월말 기준)가 52.9세인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이 일반 직원에 비해 18.1년 더 빠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사장단 이력이 조사된 167명의 경우 입사 후 사장 승진까지 소요된 기간은 12.9년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비교하면 여성의 승진 평균 소요 기간이 더 짧았다. 남성은 평균 30.0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4.6년, 사장단 승진까지 13.1년이 소요됐으나, 여성은 평균 32.6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3.3년, 사장단 승진까지 11.4년이 걸렸다.

전체 인원 중 경력입사자는 92명(43.4%)으로 집계됐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한 인원은 전체의 25.5%인 54명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임원 승진까지 5년 미만이 걸린 인원은 전체의 59.4%(126명)였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에 오른 오너일가가 5명 이상인 그룹은 영풍, OCI 등 2곳이다. 신세계와 현대해상은 각각 3명, 롯데와 두산, KCC, 세아, 유진, 대신증권, 한솔 등은 각각 2명의 오너 일가가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됐다.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이 입사 후 바로 임원에 올랐다.

입사와 동시에 바로 사장단에 오른 오너 일가는 김주원 DB그룹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지현 OCI드림 대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등 전체의 4.2%인 7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로는 박장석 SKC 전 상근고문이 꼽혔다. 박 전 상근고문은 1979년 SK네트웍스 입사 후 16년 만인 1995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구자용 E1 회장(15.8년), 구자엽 LS전선 회장(14.6년),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14.3년) 등도 상대적으로 임원 승진까지 오래 걸렸다.

사장단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으로 조사됐다. 신 의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34.9년 만인 2008년에 사장단으로 승진했다.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27.8년), 구자엽 회장(27.2년),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26.8년), 김상헌 DN그룹 회장(26.0년) 등도 사장단 승진까지 오래 걸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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