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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모델이 MWC25 전시관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SK텔레콤 제공


단순한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고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을 시작한 인공지능(AI)을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과 기술, 기술과 사람을 잇는 통신이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가 ‘융합하라, 연결하라, 창조하라(Converge, Connect, Create)’를 주제로 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다. 전시 주제는 AI와 통신망,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기술이 융합되고, 더 많은 사람과 디바이스, 산업이 연결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MWC는 AI와 통신이 결합해 어떠한 일들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AI가 화두였던 지난 1월 ‘CES 2025’에서도 보여진 흐름이다.

■AI가 ‘구체적으로’ 무얼 할 수 있나

통신사들은 AI를 단순히 자사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낼지 고민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주목받는 것이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다. 글로벌 AI 시장의 핵심 트렌드인 ‘에이전틱 AI’는 통신 분야에서도 화두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틱 AI는 네트워크 운영, 업무 효율화, 초개인화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해 이동통신망의 가치를 높이는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인다. 통신과 AI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AI 기지국’과 온디바이스 AI로 간단한 AI 작업을 처리해 서버의 부하를 줄이는 ‘AI 라우팅’ 기술이 대표적이다. 건설 현장의 안전·효율을 높이는 자율주행 로봇 등 AI를 산업 분야에 적용하는 사례도 소개한다.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SKC 유리기판, 리벨리온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반도체 역량을 토대로 ‘한국형 소버린 AI’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도 부각한다.

KT 모델들이 MWC2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앞에서 AI가 적용된 한국의 일상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6G와 AI 네트워크, 양자통신 등 미래 네트워크 기술을 소개한다. 위성 등 여러 계층의 비지상망(NTN)을 쌓아 기존 지상망과 통합된 3차원 공간 커버리지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끊김 없는 6G 통신을 구현하게 된다. AI가 고객 사용 패턴을 분석해 기지국 성능을 향상시키고, 필요한 서비스를 스스로 제안하는 AI 네트워크 기술도 소개한다. 통신시장 경쟁분석,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관리 등 업무 효율화를 돕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4종도 공개한다.

LG유플러스는 신뢰성과 안전을 AI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딥페이크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스팸·피싱 피해를 방지하는 ‘안티딥보이스’, 유출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하는 양자암호(PQC) 기반 보안 기술을 선보인다. AI 에이전트 ‘익시오’와 자체 개발 AI 익시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플랫폼도 소개한다.

이번에 처음 단독 전시관을 차린 LG유플러스는 미래 생활상을 투명 올레드로 만든 ‘익시퓨처빌리지’를 전시관 중앙에 배치했다. 입구에서 전시를 안내하는 디지털 휴먼 ‘나이비스’(에스파 세계관의 조력자)는 자체 AI 기술로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만들었다.

LG유플러스 제공


■모바일 AI의 대중화

해마다 MWC에선 스마트폰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기기, XR(확장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도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AI’ 생태계의 확장을 핵심 주제로 내세운다. 3월 말 출시되는 보급형 갤럭시 모델 A56·A36에 ‘어썸 인텔리전스’를 탑재했다. 어썸 인텔리전스는 갤럭시 A 시리즈에 적용되는 모바일 AI로, ‘갤럭시 AI’의 주요 기능을 쓸 수 있다. 모바일 AI의 대중화를 표방하는 셈이다.

지난 1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깜짝 공개된 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와 최초의 안드로이드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도 선보인다.

MWC25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부스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전시 부스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미국에서 열린 CES에 참가하지 않았던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은 올해도 MWC에서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전시관 첫 번째 홀을 통째로 빌려 참가 기업 중 최대 전시장을 꾸렸다. 두 번 접히는 트리폴드 폰 메이트 XT, 메이트 70 시리즈 등 최신 스마트폰도 선보인다. 샤오미는 개막 전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를 발표하는데, 독일 라이카와 협업해 카메라 성능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그 밖에 통신 장비 업체들은 AI 기술을 적용한 5G 장비와 위성, AI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솔루션, 에너지 절감 솔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AI 칩, 모빌리티, 로보틱스 분야 혁신 기술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미래 모바일 산업의 근간이 될 5G 어드밴스드와 6G 기술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간다. 미·중 패권경쟁과 맞물려 부상한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 네트워크), 사이버 보안도 중요한 이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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