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해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의 의사 수가 36% 가량 감소했다. 한수빈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1년 넘게 수련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의 의사가 36%가량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에 전문의는 2% 정도만 줄어들어 의료현장이 유지됐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의 전체 의사 수는 45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 7132명과 비교하면 35.92% 감소한 수치다.
빅5 병원 중에서 서울대병원의 의사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서울대병원 의사 수는 2023년 말 1604명에서 지난해 말 950명으로 40.77% 급감했다. 그밖에 세브란스병원 1525명에서 949명(37.77% 감소), 서울아산병원 1716명에서 1119명(34.79% 감소), 삼성서울병원 1398명에서 918명(34.33% 감소), 서울성모병원 889명에서 634명(28.68% 감소) 등으로 의사 수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증원안을 발표한 후 이에 반발해 인턴, 레지던트 등의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떠난 것이 의사 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빅5 병원의 전체 인턴은 2023년 말 628명에서 지난해 말 17명으로 97.29%, 레지던트는 2114명에서 213명으로 89.92% 줄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전공의 대부분이 수련을 중단했다. 인턴은 171명에서 10명으로, 레지던트는 569명에서 57명으로 줄어들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인턴이 147명에서 5명으로, 레지던트는 465명에서 41명으로 줄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인턴이 131명에서 1명으로, 레지던트는 447명에서 34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빅5 병원에서 전임의와 임상강사, 교수 등 전문의 숫자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빅5 병원 전문의 수는 4174명으로, 2023년 말 4243명보다 1.63%만이 감소했다. 다만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전문의 수가 2023년 말 1082명에서 지난해 말 1032명으로 4.6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