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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서 시뮬레이션 무제한
로봇 설계·성능 고도화 가능
공중회전하는 로봇도 개발 중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 치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다쏘시스템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왼쪽) 로보틱스·AI 연구소(RAI) 대표가 사족보행로봇 ‘스팟’ 시연 모습을 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서울경제]

로봇 기업들이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옮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는 제약 없이 시뮬레이션을 무한하게 하며 로봇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개발 비용도 감축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주도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 로보틱스·인공지능(RAI) 연구소 대표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다쏘시스템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로봇 개발을 위해 다쏘시스템의 3D 설계 시뮬레이션 솔루션 ‘솔리드웍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가 파쿠르 자전거 로봇이다. 이 로봇은 몸을 날려 공간 사이를 이동하고 공중에서 회전하는 묘기까지 할 수 있다. 레이버트 대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뛰어오르도록 만드는데 관심이 있다”며 “이 로봇이 점프할 수 있도록 솔리드웍스에서 메커니즘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 로보틱스·인공지능(RAI) 연구소 대표가 공개한 ‘파쿠르 로봇’. 솔리드웍스 유튜브 캡처


로봇 개발사들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현실 세계를 쌍둥이처럼 똑같이 구현한 디지털 트윈에서 로봇을 설계하는 것이다. 또 디지털 트윈에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가상 공간에서 진행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현실 세계의 제약에서 벗어나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무한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은 디지털 트윈을 가상과 실재가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형태인 버추얼 트윈으로 진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레이버트 대표는 “범용적인 로봇 개발을 위해 모든 작업에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에니아이의 알파 그릴. 사진제공=에니아이


RAI 연구소 등 로봇 기업들은 버추얼 트윈을 통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에니아이는 솔리드웍스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인 ‘알파 그릴’을 개발했다. 현대자동차는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목표다. 버추얼 트윈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로봇을 설계하고 여러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 실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 로봇은 이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온도, 시간, 패티 두께 등에 기반해 패티 양면을 동시에 조리한다. 이 로봇은 시간당 최대 200개의 패티를 조리할 수 있다. 또 마이야르 반응(고기가 익을 때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가 생기는 화학 반응)의 정도도 분석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학습을 통해 최고 속도를 3배가량 향상한 4족 보행 로봇 ‘스팟’. 솔리드웍스 유튜브 캡처


가상 공간을 통해 로봇의 성능도 개선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업무 협약 관계인 RAI연구소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의 학습을 가상공간에서 진행했다. RAI연구소는 스팟의 최고 속도를 기존 1.6m/s에서 5.2m/s로 향상했다. 3배가량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팀은 로봇을 고도화하기 위한 가상공간 학습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MIT 연구팀은 “환경 구축 및 보상 지정에 필요한 인간의 노력을 줄였다”며 “실제 세계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하지 않은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신화통신연합뉴스


디지털 트윈으로 로봇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빠르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35개의 휴머노이드 모델을 선보였다. 전 세계에서 베일을 벗은 총 51개의 모델 중 68.6%를 차지한 수치다. 중국 유니트리는 엔비디아의 아이작을 이용해 휴머노이드 G1 로봇을 개발했다. 유니트리는 최근 G1이 중국식 권법인 ‘쿵후’ 동작을 시연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자사 로봇의 성능을 과시했다. 레이버트 대표는 “중국 기업들은 인상적인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며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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