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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집회서 극우선동
나경원 “이재명의 법치파괴, 좌파강점기 열것”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매일신문 유튜브 갈무리

3·1절에 열린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를 때려부수자” 같은 극우 발언을 쏟아냈다. ‘표현의 자유’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발언이다. “미몽에서 깨어났다” 등 윤 대통령이 든 12·3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그대로 반복한 의원도 있었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부셔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했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첫길은 윤 대통령 석방”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극우파 집회에 참석해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지만, 선관위 같은 헌법기관과 헌법재판소 같은 최고 사법기관에 대해 “때려부수자” “쳐부수자”고 말한 적은 없었다. ‘서부지법 폭동’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 여당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발언이다.

경남 사천남해하동이 지역구인 서 의원은 경찰 출신으로 경기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을 거쳐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지냈다. 국정원 2차장 시절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선동 사건 수사 등으로 언론 조명을 받았다. 이런 그가 ‘헌법재판소 파괴’를 입에 올린 것이다.

같은 집회에 참석한 강승규 의원은 “탄핵과 탄핵을 남발하는 것을 보고 저도 미몽에서 깨어났다. 여러분들이 먼저 깨어나셔서 광화문에서 전국 곳곳에서 외친 자유의 함성을 저도 뒤늦게 깨달았다”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누구도 끌어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이 쓰는 ‘계몽’ 단어를 들어 박대출 의원은 “애국시민 여러분. 계몽되셨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7명은 극우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여의도 집회에 참석해서도 ‘극우 영합’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나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의 정권 찬탈 시나리오가 대한민국의 민생도, 국정도, 법치도 모두 무너뜨렸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좌파 강점기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은 “개인 안위보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 내가 고통스러워도 가시밭길이라도 가겠다는 지도자의 모습을 봤다”며 “윤 대통령은 반드시 다시 복귀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극우 집회 참석과 관련해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가고 안 가고는 각자가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야당이 전날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를 연 것을 두고 되려 “헌재가 탄핵 심판을 인용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은 헌재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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