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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앨 수도 없는 공중전화
충전소·환전소로 탈바꿈
우체통에선 폐의약품 수거
'에코 우체통' 올 1000대 목표
운영·관리 과제 남아있어
서울 은평구 한 인도에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이 나란히 놓여 있다. 장문항 견습기자

[서울경제]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평가받는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이 ‘계륵’ 탈출을 위해 변신을 시도 중이다. 각각 전화 통화, 편지 수거라는 단일한 용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쓸모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최근 동작구에 위치한 공중전화부스를 개조해 환전과 보조배터리 대여까지 할 수 있도록 탈바꿈했다. 인근에는 보행자 쉼터를 조성해 시민들이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KT 관계자는 “아울러 지난 2021년 서울시·환경부와 상생협무협약을 체결, 현재까지 서울에 노후한 전기오토바이 충전소 246대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KT가 부스 서비스 다변화에 힘쓰는 건 공중전화 이용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중전화 한 대당 월평균 이용 건수와 평균 통화량은 각각 30.8건, 25.7분으로, 일 평균으로 따져보면 1명이 1분 미만으로 공중전화를 쓰고 있었다. 영업손실 역시 매년 100억 원 대에 이르지만 사업 정리는 법률상 어렵다. 전기통신사업법상 공중전화는 국민 보편 서비스로 규정돼 있고, 법은 통신 사업자가 이를 운영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동작구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해 만든 환전 및 보조배터리 대여 부스. 사진 제공=KT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우체통은 우편물 접수 외에 지갑, 휴대전화, 신분증 등 분실물 보관함으로 사용돼 왔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지난해 12월 '에코 우체통'을 도입하면서 쓰임새를 넓혔다. '우편'과 'ECO'라는 두 개의 투함구가 분리된 우체통이 서울 전역에 89개 설치됐다. 우편 칸에 편지 외에 작은 소포 접수 기능이 추가됐고, 새로 생긴 ECO 칸은 폐의약품·폐커피캡슐 수거 및 회수를 맡게 됐다.

종로구와 강남구에 있었던 69개의 일반 우체통은 모두 에코 우체통으로 바뀌었다. 교체 이후 종로구·강남구의 폐의약품 수거 건수는 703건, 폐커피캡슐 회수 건수는 23건이다. 우본은 서울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해 올해 전국 약 1000개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 우체통. 사진 제공=우정사업본부


공중전화 부스, 우체통의 고질적인 생활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인도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는 담배꽁초, 불법 광고물, 음식물 쓰레기까지 난무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우체통 역시 이번에 에코 투함구 설치를 통해 자원회수 기능이 추가됐음에도 쓰레기 투함 등 우려 소지가 남아 있다. 공중전화와 우체통 모두 거리 시설로인 만큼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본 관계자는 이에 관해 “에코 우체통을 보급할 때 쓰레기 투함에 있어서 법률상 처벌 가능성이 명시된 경고문을 부착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공중전화 부스 안팎에 갖은 생활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장문항 견습기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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