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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커, 상하이오토쇼서 레벨3 기술 공개…BYD '천신의 눈'에 맞불
라이다·정부지원이 기술축적 도와…사고은폐·딥시크 위험은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영토를 테스트베드(시험대) 삼아 쌓아온 자율주행 기술을 전 세계를 상대로 뽐내기 시작했다.

외장 센서(라이다) 기반 중국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기술을 구현했다는 평을 받지만 교통사고나 개인정보 유출 의혹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중국 지커 전기차
[EPA=연합뉴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다음 달 열리는 상하이 오토쇼에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한다.

레벨 3는 인공지능(AI)이 자동차 기능 대부분을 조작하는 단계로, 돌발 상황을 제외하고는 운전자는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된다.

안충후이 지리홀딩스그룹 총재 겸 지커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레벨 3 차량 아키텍처(설계)가 곧 결실을 볼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커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서도 별도 구획선 없이 자율 주차가 가능한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회사는 이를 '자율주행 레벨 2.99'로 소개했다.

지커의 발표는 최근 BYD(비야디)가 공개한 자율주행 보조 기술 '천신의 눈'(God's eye)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특히 BYD는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이는 FSD로 매달 구독료를 받으려는 테슬라와 차별화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급형 차종에 들어가는 천신의 눈 A·B 등급에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고성능 반도체 오린X와 라이다 센서가 탑재된다. 저가형에 들어가는 C등급에는 중국 반도체 기업 호라이즌로보틱스의 보급형 반도체가 적용된다.

BYD는 천신의 눈을 7만위안(1천380만원)가량의 보급형 차량에도 탑재할 계획인데 왕촨푸 BYD 회장은 "자율주행 시스템은 더는 사치품이 아니라 안전벨트와 에어백처럼 필수 도구가 될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BYD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장에선 BYD의 자율주행 청사진에 대해 기대감을 보인다.

천신의 눈 발표 후 BYD 주가가 급등하면서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의 시가총액은 6천554억위안(131조원)까지 불어났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 기술력에는 라이다의 가격 경쟁력도 한몫했다.

대당 1억원을 호가했던 라이다를 대량으로 양산해 1천달러(140만원)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테슬라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 초기 가격 문제로 라이다 탑재를 포기하고 카메라와 고성능 반도체 기반한 FSD를 개발했다. 하지만 FSD는 가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 정부도 자율주행차 시험을 위해 총 3만2천㎞에 달하는 공공도로를 개방하며 자국 업체들에 기술 축적을 돕고 있다.

거리로만 따지면 경부고속도로의 75배 수준이다.

다만 자율주행차에 따른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선 중국 당국의 축소에 나서고 있다는 의구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화웨이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탑재한 아이토(Aito) 전기차 M7에서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수사를 촉구하는 기사·게시물은 삭제 처리됐다.

또 BYD나 지리 등 중국 자동차 업체는 딥시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SW)를 자율주행차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행 기록이나 통화 내역 등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앞서나가기 시작하면서 미국도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러시아산 자율주행 SW나 부품을 탑재한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했다"며 "향후 위협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율주행 시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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