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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양호한 성장흐름 지속 중…최근 경기약화 시사 지표 '속속'
전문가 "경제실체와 괴리된 지표라도 불확실성 확대에 경제 악영향"


미 로스앤젤레스 항의 컨테이너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한 달여 간 이어간 정책 공세가 미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시험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전체 경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말하긴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는 지표와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상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최근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잠정치)은 2.3%(전기 대비 연율)로 2%대 성장세를 지속했고, 1월 실업률은 4.0%로 낮아져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에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경기 약화를 시사하는 지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2% 감소해 팬데믹 시기인 2021년 2월(-0.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비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미 경제의 중추를 이룬다는 점에서 경기 우려를 키웠다.

앞서 발표된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의 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대비 7포인트나 하락해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소비심리의 급격한 악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뉴욕증시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기준 4.2% 수준으로 떨어져 3개월 만기 국채 금리(4.3%) 밑으로 떨어졌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둔화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경제심리 조사와 같은 연성(soft) 지표와 각종 금융시장 지표는 뉴스의 영향을 받는 데다 변동성이 커 실제 경제활동을 예측하는 데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WSJ은 설명했다.

개인소비지출의 경우 실제 경제활동을 토대로 한 경성(hard) 지표이긴 하지만 한파나 로스앤젤레스 산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급진적인 정책 변화 속도는 그 자체만으로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의 지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KPMG의 다이앤 스원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음(noise)을 걸러내고 실제 경제 현실을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소음 자체가 경제적으로 결과를 초래하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적 실체와 괴리된 소식이라도 심리를 악화시키거나 불확실성을 높이는 식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은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자기실현적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감세나 규제 완화와 같은,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진전이 없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들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EY 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예고에 대해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공장을 짓는 데 수 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입을 국내 생산으로 하룻밤 새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코 수석은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5%에서 35∼40%로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추산해 공개하는 성장률 전망모델 'GDP 나우'가 지난달 28일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전기 대비 연율 환산)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은 미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장 최근 사례다.

GDP 나우 전망은 전문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공개되는 경제지표를 경제 모형에 지속해 반영해 추산하는 전망치다. 발표되는 경제지표 변화에 따라 전망치의 변동 폭이 큰 경우도 잦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수정 폭이 이례적으로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낸시 라자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린 아직 이게 경기침체의 시작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경제적 불확실성이 미 경제의 여건을 더욱 약화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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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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