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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그 이듬해에 중국 뤼순의 감옥에서 순국했습니다.

올해로 순국한지 115년이 됩니다.

광복 80주년이 된 아직도 일제에 사형당한 안 의사의 유해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묻혔을지, 추정되는 곳이 남아 있지만 발굴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필희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중국 다롄시 뤼순의 한 야산.

아카시아 나무들 사이로 곳곳에 봉분들이 보입니다.

물이 잘 빠지는 마사토 지대라 오랜 세월 묘지터로 사용돼 온 겁니다.

다롄시 정부는 둥산포라 불리는 이곳을 지난 2001년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일제 당시 뤼순 감옥에서 숨진 사람들의 공동묘지였기 때문입니다.

[문영범/길림신문 기자]
"(중국 항일) 열사들이 대량으로 묻혀 있기 때문에 열사들의 보호 차원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거죠."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도 이곳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 의사의 유해를 감옥 묘지에 묻었다는 당시 일본인 통역관의 기록이 있고, 대나무통에 앉은 상태로 매장된 다른 사형수들과 달리 "안 의사는 하얼빈산 소나무관에 예를 갖춰 매장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레이더로 지하 매장물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땅을 전부 파보지 않아도 누워 있는 형태의 유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둥산포가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지만 발굴 작업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곳은 지난 2008년 안중근 유해 발굴이 시도됐던 곳입니다. 하지만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고 지금은 이렇게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뤼순 감옥 뒤편의 땅을 2m 아래까지 파내려 간 대규모 조사가 실패로 끝나면서 유해 위치에 대한 확실한 증거 없이는 중국 정부를 설득하기 어렵게 된 겁니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도 진전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황기철/안중근의사찾기 한·중 민간상설위 이사장]
"윤석열 대통령이 양안관계(대만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함으로써 그 시점 이후로 아주 분위기가 냉랭해져 버렸죠."

한국과 중국의 민간인들은 유해 발굴을 위한 위원회를 꾸려 힘을 모으고 있고 다롄의 한인들은 안 의사를 잊지 않기 위한 활동들을 매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대성/다롄 한인회장]
"이제는 적당히 덮어버리자 하는 그런 마음들도 우리 국민들 안에 좀 있는 것이 아닌가..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우리가 계속해서 열망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희 한인회에서 하는 부분이고요."

국권을 회복하면 고국에 묻어달라는 안 의사의 유언은 광복 80년을 맞은 지금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기철/안중근의사찾기 한·중 민간상설위 이사장]
"독립을 위해서 애국심을 발휘했던 그런 분들을 우리가 존경하고 또 모셔오지 않는다면 누가 다음 미래에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려고 하겠습니까"

중국 다롄에서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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