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도심 메운 ‘극단’ 목소리
“국회 해산 필요해서 계몽령”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이 서울 광화문에서 연 ‘천만 광화문 국민대회’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있다. 임재희 기자

“밟고 갑시다. 절대 왼발로 밟으면 안 돼 오른발로 밟아야돼. 이재명 밟아 밟아 밟아!”

3·1절 오전부터 서울 도심을 울린 찬송가가 그친 뒤, 무대에 오른 사회자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북돋우기 시작했다. ‘간첩국회 즉각해산’ ‘주사파 척결’ 등 손팻말을 쥔 지지자들도 그를따라 일제히 “밟아” 구호를 격하게 외쳤다.

1일 서울 시청·광화문, 헌법재판소 앞 등 도심 일대와 여의도에서 대규모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자유통일당이 ‘천만 광화문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경찰에 10만명 규모의 집회인원을 신고했고, 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도 예고했다. 앞서 전광훈 목사는 “3·1절에 광화문으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다 나와야 된다”며 “안 나오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살 자격이 없다. 북한으로 넘어가야 된다”며 신도와 지지자들을 북돋운 바 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이 서울 광화문에서 연 ‘천만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봉사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실제 이날 광화문역~서울 도서관까지 400여미터 거리 10차선 도로는 집회 참여자로 북적였다. 전국 곳곳 지역 명칭을 단 관광 버스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쥔 참여자들이 쏟아져 내렸다. 전광훈 목사 쪽이 운영하는 퍼스트 모바일, 광화문몰 부스 등에는 애국심을 앞세우며 휴대전화 가입과 된장 등을 판매하는 펼침막이 내걸렸고, 참여자들도 그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그 주변으론 20여명씩 모여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달라”며 통성 기도를 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헌금’이라는 명찰을 단 봉사단은 집회 현장 이곳저곳을 돌며 후원금을 모았다.

손현보 목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도 그간 전국을 돌며 집회를 이어온 데 이어, 이날은 서울 여의도에서 같은 시간 ‘국가비상기도회’를 시작했다. 엘지트윈타워에~금융감독원 앞까지 여의대로 6개 차선을 각 교회 표지를 따라 모여앉은 참여자들이 메웠다. 이날 세이브코리아 집회에는 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와 유튜버 그라운드시 등이 발언자로 예고됐다.

여의도 집회에선 야당과 언론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거셌다. 민주당이 “통진당의 대체정당”이라고 주장하며 위헌정당해산을 위한 서명운동 받는 부스가 차려지는가 하면, 하늘에는 ‘내란선동 언론사는 해체하라’는 애드벌룬을 띄웠다.

세이브코리아 등이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연 국가비상기도회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있다. 이지혜 기자

광화문 집회에 견줘 여의도 집회는 청년층부터 고령층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편이었다. 다만 주장의 내용은 윤 대통령 쪽이 최후진술 등을 통해 내놓았던 ‘북한 지령설’ ‘중국 음모론’ 등을 반복하는 것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한 30대 여성은 “민주당은 지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기계 같다. 국회 해산 정도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계몽령을 내리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며 경찰도 초긴장 상태다. 특히 광화문 집회의 경우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까지 예정된터라 돌발행동 우려가 적잖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이날,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인접지역에서도 지원을 받아 기동대 76개부대(4600여명)를 집회 현장에 배치했다. 서울교통공사도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3호선 안국역·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여의도역·여의나루역·신길역 등 8개 역에 평소보다 99명 많은 127명의 안전 인력을 배치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077 오후부터 전국에 비…일부 폭설에 강풍 동반 랭크뉴스 2025.03.02
43076 바티칸 "교황, 안정 되찾아…호흡곤란 더 없고 회복중"(종합) 랭크뉴스 2025.03.02
43075 “올해도 보수적으로”… 벤처캐피털, 허리띠 더 조인다 랭크뉴스 2025.03.02
43074 ‘머스크 앞 촛불 신세’ NASA, 우주개발 고강도 구조조정 직면 랭크뉴스 2025.03.02
43073 홍장원·조지호 체포 명단 모두 "첫 이름은 '이재명'" 랭크뉴스 2025.03.02
43072 김새론·BJ잼미 죽음 내몬 사이버레커...'혐오 장사' 배후는 누구 랭크뉴스 2025.03.02
43071 [인터뷰] “韓 봉제업 쇠퇴? AI 입혀 부흥 이끈다” 박인철 엘티엠원 회장 랭크뉴스 2025.03.02
43070 '거짓말해서라도 관심받으려 했다' 캡틴 아메리카 男의 정체는 랭크뉴스 2025.03.02
43069 주7일 배송 시작하니…‘이것’ 구매 터졌다 랭크뉴스 2025.03.02
43068 여자는 비녀 꽂고, 남자는 상투 틀었다…인니 K-의례 성년식 랭크뉴스 2025.03.02
43067 한국인, 일 평균 유튜브 2시간 시청…네카오는 합쳐도 절반 안돼 랭크뉴스 2025.03.02
43066 대기업 신입 10명 중 3명은 '중고 신입'…경력직 채용 비중↑ 랭크뉴스 2025.03.02
43065 [르포] 공시생 돌아오는 노량진 학원가… “민간은 취업 한파, 공무원은 월급 인상” 랭크뉴스 2025.03.02
43064 전국 곳곳서 봄비… 강원에는 최대 50㎝ 폭설 랭크뉴스 2025.03.02
43063 [르포] 새 수소車 나온다는데… “충전소 뺑뺑이로 견인차 실려가기도” 랭크뉴스 2025.03.02
43062 러-일 '영토분쟁' 80년…천혜의 자연은 온천호텔·군사기지 됐다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3.02
43061 中부동산 바닥 뚫고 지하인데…멱살 잡고 땅값 올리는 이곳[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3.02
43060 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쓰나미’…“확산 최소화 해야” 랭크뉴스 2025.03.02
43059 [단독]의대 신입생에 “투쟁 같이 할 거지?” 압박 정황 확인한 대학들 랭크뉴스 2025.03.02
43058 광화문·여의도서 세 대결‥욕설·협박 난무 랭크뉴스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