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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차 6대 배치된 교통센터에 주차 공간 부족
3대는 주정차 금지 구역인 도로에 세워
경찰·구청 “예산 마련 어렵다”… 문제 해결 안 되고 있어

지난 24일 오후 6시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 교통정보센터 앞 도로에 경찰 순찰차 3대가 불법 주차돼 있다. /정두용 기자

서울 영등포구가 관내에 있는 경찰 교통정보센터에 ‘불법 주차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불법 주차로 지목된 차량은 모두 교통정보센터 소속 경찰 순찰차다. 불법 주차 문제는 10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불법 주차 잡는 교통경찰, 영등포 큰길에 10년째 불법 주차
영등포구가 불법 주차를 지적한 교통정보센터는 영등포경찰서 소속이다. 센터는 지하철 당산역과 영등포역을 잇는 왕복 6차로 영중로에 접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음주 운전·불법 주정차·신호 위반을 단속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순찰차 6대가 배치돼 있다.

지난달 24일 오후 6시쯤 순찰차 3대가 센터 앞으로 줄지어 들어오더니 도로에 그대로 멈췄다. 경찰관들은 순찰차 시동을 끄고 내린 뒤 20분 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동안 편도 3차로 중 한 차로가 30m쯤 막혔다.

그런데 이 구역에서 주정차는 모두 불법이다. 센터 앞 도로는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직선거리로 100m쯤 떨어진 곳에 영중초등학교가 있어 도로 위에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적혀 있다. 2021년 10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는 주정차가 전면 금지됐다. 또 센터 주변에는 ‘주차금지’ ‘견인지역’ 표지판도 붙어 있다. 이런 곳에서는 주정차 위반 범칙금도 다른 곳의 3배를 부과한다.

경찰 순찰차도 이 구역에서는 긴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주정차를 한 게 아니라면 역시 단속 대상이 된다. 불법 주정차 단속은 경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영등포구 관계자는 “실제로 이 구역에서 경찰 순찰차가 불법 주정차를 했더라도 구청이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주정차 위반을 단속하는 교통경찰이 순찰차를 불법 주정차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순찰차 6대인데 주차 공간 부족, 나머지 3대는 도로에 세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교통정보센터 소속 순찰차가 6대인데 주차 공간으로 마련된 곳에는 3대만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치안센터이던 시설을 교통정보센터로 전환한 곳이다. 치안센터 시절에는 순찰차가 배치돼 있지 않아 주차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5년 교통정보센터로 바뀌면서 순찰차 6대가 배치됐지만 그만큼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 순찰차 3대는 세워둘 곳이 없어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 10년째 계속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김모(47)씨는 “여기는 사거리 교차로에서 가까워 차량이 우회전해 들어오는데, 순찰차가 자주 주차돼 있어 사고 위험이 크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최모(57)씨는 “대로변에 경찰차가 줄지어 서 있으니까 사건·사고가 많은 험악한 동네라고 느끼고 계약을 깬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순찰차는 대부분 출동을 나가 있지만 회의하거나 교대·식사 시간에는 센터로 들어온다”면서 “급한 신고가 떨어지면 바로 출동해야 해 멀리 세워둘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주차장 예산 확보 어렵다” 구청 “우리 예산 넣을 수 없어”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영등포구가 나섰다. 작년 11월과 지난달 센터를 방문해 실태를 파악해 보니 승용차 2~3대가 주차 공간 세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도로에는 순찰차의 불법 주차가 계속됐다. 일부 경찰관이 출근할 때 타고 온 자신의 승용차를 순찰차 주차 공간에 세워두면서 불법 주차된 순찰차가 5~6대로 늘어나는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영등포구가 교통정보센터에 개선을 요청하면서 승용차를 순찰차 주차 공간에 세워두는 일은 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순찰차 3대를 주차할 공간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했다.

이 문제가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도 “교통정보센터는 경찰청 소속이라 자치구 예산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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