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왼쪽)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28일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지금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 인근 식당에서 이 대표와 만나 약 7분간 이어진 공개발언을 통해 이 대표의 개헌에 대한 입장과 정책 노선 등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내란 종식은 정권 교체인데, 지금의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며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선거연대, 나아가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개헌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유감”이라며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관문이다. 권력구조 개편, 경제 개헌, 임기 단축 등이 제대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전날 방송 인터뷰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이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했던 2022년 대선 당시를 거론하며 “개헌은 3년 전 우리가 국민과 했던 약속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년 전에 얘기한 개헌을 완수하는 게 민주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표와 민주당이 상속세·소득세 등의 감세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도층을 겨냥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간 것에 대해 김 지사는 “지금 정치권에서 감세 포퓰리즘 경쟁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지금은 감세가 아닌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세 없이 복지가 불가능한 만큼 필요한 부분에 대한 증세도 필요하다. 수권정당으로 용기 있게 증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말만으로도 안 되고, 말을 바꿔서도 안 된다. 수권정당으로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지사의 발언을 다 듣고 난 뒤 “할 말 다 하셨나”고 물은 뒤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 우리나라 정치·경제 상황이 여러 면에서 어렵기 때문에 국정을 걱정하느라 더 노심초사하시는 것 같다”며 “같은 민주당 당원으로서 국민이 안심하고 나라가 발전할 방향이 무엇인지 말씀 나눠보겠다”고 짧은 모두발언을 마쳤다.
양측은 이후 비공개로 50분간 독대 회동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