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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퇴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약 올해 대선이 치러지면 (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이끌고 3년 뒤인 2028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책을 출간하며 정치 행보를 재개한 한 전 대표가 개헌 의지와 밝히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28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 리더는 새 체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87년 구체제의 문을 닫겠다는 희생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시대 교체 없이 선수 교체만 하면 우리 사회는 더 잔인하고 극단적인 대치 상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전에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해선 안 된다”고 했지만, 사실상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임기 단축 개헌을 전제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읽혔다.

26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간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87년 체제는 위대했다. 정치 세력 간의 절제와 자제가 뒷받침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한쪽에서는 29번 줄탄핵을, 다른 쪽에선 계엄을 꺼내면서 절제와 자제가 무너졌다.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올해 대선이 치러지면 새 리더는 4년 중임제로 개헌하고,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8년에 23대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며 “그때 대통령은 2028년 대선에는 당연히 불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구 의원은 그대로 두되 비례대표 의원을 상원으로 전환해 중대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르는 양원제를 도입하면 지역 구도, 의석 독점을 타파해 국회에 견제와 균형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약속이 지켜질지에 대해선 “정치인은 쪽팔리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어기는 건 정말 쪽팔리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비롯해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록한 책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지난 출간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알렸다. 그는 다음달 5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공간에서 하는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다음달 2일에는 서울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표에서 사퇴한 뒤 약 두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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