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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채용 실태 감사 결과 공개
지난 10년간 규정 위반 662건 적발
사진=연합뉴스

송봉섭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차관급)은 2018년 딸에게서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채용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내 딸이 착하고 성실하다”며 충북 단양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추천해 달라고 청탁했다.

전남선관위는 박찬진 전 사무총장 딸을 채용하기 위해 경력경쟁채용(경채) 면접시험 외부위원들에게 빈 평정표(평가표)를 제출하도록 했다. 위원들이 귀가하자 박 전 총장 자녀 등 6명을 합격권에 배정하고, 나머지 4명은 불합격되도록 조작했다. 수사 등을 대비해 불리한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파악됐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선관위와 전국 선관위가 지난 10년간 291차례 진행한 경채 과정에서 전부 비리나 규정 위반이 있었다.


감사원은 2013~2022년 전국 17개 시·도선관위에서 실시한 167회의 경채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아예 채용 공고를 내지 않거나 서류·면접 위원을 내부 위원으로만 구성하고 채용 점검을 하지 않는 등의 규정 위반이 662건 적발됐다.

감사원은 “선관위 직원들은 인사담당자에게 거리낌 없이 연락해 채용을 청탁하고 인사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으로 합격시키거나 특정인을 특혜·배제하는 등 공직 채용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경남선관위는 2021년 A과장의 자녀 채용 청탁을 받고 면접점수를 조작했다. A과장은 수시로 진행 상황을 문의하고 채용 이후에는 고맙다며 꿀 2병을 전달했다.

충북선관위는 청주시상당구선관위 소속이던 B사무국장의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선출직 공무원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B사무국장의 자녀는 옥천군 소속이었는데, 옥천군수가 인사원칙에 위배된다며 전출에 동의하지 않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선거담당자를 동원한 것이다.

인천선관위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결원이 없는데도 2명을 배정했다. 공고와 다른 기준으로 서류를 심사하도록 유도했고 시험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구성했다. 서울선관위도 2021년 내부위원 3명에게 평정표 점수란을 연필로만 기재하도록 요청한 후 외부위원이 귀가하자 평정표상 점수를 바꿨다.

감사원은 중앙선관위가 이런 특혜 정황을 알고도 방치했다고 봤다. 실제로 중앙선관위 인사담당자들은 2021년 5월 대규모 경채를 실시하면서 “(간부들이) 자식을 데려오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진흙탕이 튈 수 있다”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경남선관위의 자녀 특혜채용 투서를 받고도 ‘문제없음’으로 종결했다. 이들은 선관위를 “가족회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특혜 채용으로 적발된 한 선관위 직원은 감사에서 “과거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는 진술도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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