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반탄 주자 모두 李 공격 나서
선명성·경쟁력 부각하려는 의도
선명성·경쟁력 부각하려는 의도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종결되자 공세 좌표를 일제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췄다. ‘찬탄(탄핵 찬성)’ ‘반탄(탄핵 반대)’ 주자 모두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 대표를 때려 선명성을 부각하고, 맞수로서의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당 지도부도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가동하며 개헌에 미온적인 이 대표 압박에 나섰다.
지난 25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변론 이후 여권 ‘잠룡’들은 탄핵 찬반을 막론하고 이 대표를 향해 맹공을 폈다. 다음 달 2일 제2연평해전 공연 관람, 5일 북콘서트 등으로 정치 활동 재개를 시작하는 한동훈 전 대표는 이 대표 불가론을 집중 제기하는 방식으로 보수 지지층을 겨냥하는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최근 펴낸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도 이 대표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규정하고,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적었다.
탄핵 반대 입장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MBC 백분토론에서 이 대표에 대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대표가 최근 ‘중도보수’를 표방한 것을 두고도 “우리 당에 입당하지 뭐 하려고 거기(민주당) 있냐. 그러면 자기가 옛날에 주장했던 기본소득 같은 건 전부 거짓말이냐”며 날을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여권 주자들의 ‘이재명 때리기’는 이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큰 중도층과 보수층 양쪽 모두를 겨냥한 전략이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심판이 끝나고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이 대표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당내 공감대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7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우리 보수정당이 생긴 이후 가장 어려울 때 같다. 집권당이고, 소수라도 힘만 모으면 해나갈 수 있다”며 단합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상민 전 의원은 “이제는 윤 대통령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한(친한동훈)·친윤(친윤석열) 따지지 말고 (여당 의원) 108명이 거대 야당 민주당과 싸우기 위해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위에서 주호영 국회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 개헌특위 구성안도 의결했다. 개헌특위에는 성일종·신성범·유상범·조은희·최형두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이 포함됐다. 권 비대위원장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는 헌재와 법원에 맡겨놓더라도 이러한 사태를 부른 우리 정치의 현실을 국민과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야당에 개헌 논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