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임관 장교들이 모자를 던져 올리며 자축하고 있다. 육사 제81기 사관생도 223명이 졸업과 동시에 임관했다. 문재원 기자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27일 육군사관학교 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에게 “헌법적 사명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육사 출신인 군 고위 장교 일부가 가담한 데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 축사에서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헌법적 사명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군인에게 ‘충성’이란 헌법이 규정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을 말하며, ‘용기’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름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올바른 ‘충성’과 ‘용기’를 실천하는 장교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리더는 ‘결심’하는 자리에 있고 ‘결심’에는 반드시 책임이 동반된다”면서 ‘책임지는 리더십’도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헌법적 사명에 근거한 올바른 충성과 용기, 책임이 내재화된 전사가 되었을 때, 부하로부터 진정으로 존경받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헌법적 사명’ ‘올바른 충성과 용기’를 강조한 이번 축사는 계엄 전 육사 임관식 축사와는 결이 다르다. 지난해 육사 졸업 및 임관식 축사에서 당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진영 간 신냉전이 격화하고 있다”며 “정의와 불의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에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계엄을 모의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 핵심 지휘관들이 모두 육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책임지는 리더십’을 강조한 부분 역시 계엄 사태 전후 군 지휘관들의 엇갈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

곽희양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