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건희 여사가 직접 '나는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걸었어'라고 말하는 육성 공개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명태균 씨로부터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관련 녹음파일을 받은 뒤, 모종의 과정을 거쳐 김 여사가 격노했다고 전해지는데요.
대체 대통령 부인이 왜 공천 개입 의혹까지 받는 것이며, 언론사들을 비난하며 폐간을 운운하느냐부터 말이 안 되지만, 조선일보가 의혹 관련 중요 자료를 확보하고도 왜 보도를 하지 않았는지 역시 논란입니다.
윤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2월 비상계엄 뒤 지인과의 대화에서 조선일보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작년 12월 말, 지인과 통화)]
"조·중·동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망치는 애들이에요. 지들 말 듣게끔 하고, 뒤로 다 기업들하고 거래하고. 얼마나 못된 놈들인지 알아? 나는 조선일보 폐간에 난 목숨 걸었어."
이 육성을 공개한 주간지 '시사인'의 주진우 편집위원은, '명태균 파일'이 김 여사를 자극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조선일보가 명 씨에게서 파일을 입수한 상황을 알고 화를 냈다는 겁니다.
조선일보는 이 파일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입장문에서 수차례 '보도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명 씨가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아 기사를 쓸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명 씨 측의 설명은 조금 다릅니다.
[남상권/변호사 (명태균 씨 법률 대리인 (어제, MBC '뉴스투데이'))]
"언론사가 보도를 해야 되는데 보도를 하지 않고 '보고'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내용입니다."
남상권 변호사는 오늘 MBC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일보가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리바이'의 구체적 의미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문제의 파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사건'의 핵심 물증이 들어 있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대화 당사자인 명 씨의 동의 없이 공개하면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보도가 불가능했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고발해 얻는 사회적 공익이 실정법 위반에 우선한다는 반론도 제기합니다.
[이희영/변호사 (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
"보도의 공익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형법 20조에 의해서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됩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간의 통화 녹음의 경우 통비법 위반 소지를 고려했다 해도, 통화녹음 외에 이들 간 주고 받은 메시지 등은 왜 보도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C는 명 씨에게서 파일을 건네받은 조선일보 기자에게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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