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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4살 남자아이를 심정지 상태로 빠뜨린 관장이 지난해 7월 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7월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4살 아이를 매트 사이에 거꾸로 집어넣어 숨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20명이 넘는 아이들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장은 법원에 보낸 반성문에서 자신의 학대 행위에 대해 "사랑 표현이었고 장난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7월 12일 오후 7시 20분쯤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관장 A씨가 매트를 말아놓고 그사이에 B군을 거꾸로 넣은 채 20분 이상 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군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2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A씨가 학대한 대상은 B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6월 A씨는 B군의 친구였던 C군도 매트 안에 억지로 집어넣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C군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는데 C군이 양 팔을 들어 거부하자 C군을 들어 말려진 매트 안에 집어넣었다. C군은 다행히 별다른 상처 없이 구조됐지만 2시간 가까이 매트 구멍 안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런 학대는 B군과 C군을 포함해 24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그는 아이들의 머리를 발차기 연습용 미트로 때리고, 손으로 뺨을 때리는 등 학대가 124차례나 반복됐다고 JTBC는 전했다.

검찰은 숨진 B군에 대한 추가 학대와 다른 아동들에 대한 학대 혐의에 대해 A씨를 추가로 기소했다.

지난해 7월 경기 양주의 한 태권도장에서 30대 관장 A씨가 B군을 학대하고 있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 JTBC 캡처

이날 JTBC는 A씨가 법원에 9차례에 걸쳐 제출한 반성문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약 70쪽 분량의 반성문에는 숨진 B군에 대한 사과나 반성보다는 하소연만 가득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형편이 어려웠다며 "미래의 내 아이에게 가난을 물려줄 수 없어 남들 이상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작은 것을 하나 살 때도 몇십번 고민하다 결국은 사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교도소에서 인생을 되돌아보니 저 하나 보고 살아오신 부모님께 죄스럽다"며 대뜸 자신의 부모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A씨는 숨진 B군에 대해서는 "어떨 때는 제가 아빠가 된 듯한 느낌을 느낄 때도 많았다. B군을 사랑해주었던 방식들이, 더욱 아껴주고 조심히 행동을 해야 했던 부분들이 조금씩 거칠어지기도 했다"며 자신의 행동이 애정 표현이었고 장난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B군을 매트에 거꾸로 넣어뒀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사범을 믿고 전화 받는 것에 집중했다"며 "사범에게 급하게 손짓으로 꺼내라고 해 당연히 꺼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고 직후 도장 CCTV를 지운 데 대해선 "무슨 정신이었는지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반성문을 열람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반성문은 반성문으로서의 가치도 없다"며 A씨를 꾸짖었다고 JTBC는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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