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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울함이나 불안 때문에 물품을 쌓아두고 버리지 못하는 증세, '저장강박증'이라 하는데요.

이런 문제를 가진 사람들의 집에서 잇따라 불이나 2명이 숨졌습니다.

전형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주택 문을 열자, 검게 그을린 벽 아래로 이불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침대 주변에도 겨울옷과 가방이 가득합니다.

좁은 방에 정체 모를 물품만 1톤 트럭 한 대 분량.

발 디딜 틈 없는 내부는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어제(26일) 오후 이곳에서 일어난 불로 혼자 살던 5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연기를 목격한 아래층 주민 신고로 소방대원이 출동했지만 여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원인은 담뱃불로 추정되는데, 연기가 가득 찬 집 안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정연우/인근 주민 : "밖에 잘 다니지도 않아요. 음식 먹고 나면 방안에 놔두는가 보다…. 그러니까 쓰레기가 그렇게 돼 있지."]

같은 날 또 다른 오피스텔에서도 불이 나 4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집 안엔 불에 그을린 배달 음식 그릇과 플라스틱 통, 옷가지 등이 빼곡합니다.

온도 조절 램프에서 난 불이 잡동사니에 옮겨붙은 걸로 추정됩니다.

숨진 여성은 저장강박증세를 갖고 있어 관할 지자체의 관리를 받아왔습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면 위생적인 부분에 대해 본인이 신경을 못 쓰는 것과 연결되잖아요? 정리 정돈이라든지 이런 걸 잘 못하신 것 같아요."]

특히 숨진 여성들은 혼자 거주해 온 탓에 불이 났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화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화면제공:부산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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