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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아름다운 헌법의 풍경 오염시켜”
음모론 일관한 윤석열 쪽 변론과 대조
국회 대리인단 장순욱 변호사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청구인 변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이 진행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노랫말이 울려 퍼졌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1980년대를 풍미한 포크 듀오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 가사였다.

국회 대리인단인 장순욱 변호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노래 가사를 2개월간 이어진 탄핵변론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 썼다. 그간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탄탄한 법리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의로 윤 대통령 대리인단을 매섭게 몰아붙였던 것과는 결이 다른 접근법이었다.

그는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저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들을 그 말들이 가지는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염된 헌법의 말’은 이날 장 변호사 변론의 주요 열쇳말이었다. 공식 석상에서 헌법을 자주 거론했지만, 속으론 왜곡된 헌법 인식을 갖고 있던 윤 대통령의 모순을 꿰뚫는 표현이기도 했다. 12·3 내란사태를 일으켜 헌법을 유린하는 그 순간조차도 헌법을 수호한 것이라고 강변했던 윤 대통령을 가리켜, 장 변호사는 “아름다운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을 오염시킨 것”이라고 했다.

읊조리듯 윤 대통령이 더럽힌 헌법의 말과 풍경들을 하나하나 제시한 장 변호사는 “국민과 함께한 이 사건 탄핵 결정문에서 피청구인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헌법의 풍경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9분여간 이어진 변론을 끝마쳤다.

장 변호사의 변론은 친숙한 언어와 감성적 표현으로 윤 대통령 파면의 당위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음모론으로 일관한 윤 대통령 대리인단에 견줘 “품격이 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장 변호사의 변론 장면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은 수십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름다운 변론에 위로받았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시간이다”, “언어의 품격, 변호사의 양심과 진심을 보았다”, “품격 있는 마지막 변론에 울컥했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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