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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강남점, ‘신세계 마켓’ 개점... 16년 만에 재단장
3대 진미에 쌀 방앗간, 육수팩 제조 등 맞춤형 서비스 제공
정유경 회장 승진 후 첫 작품... 하반기 국내 최대 식품관 완성 목표

“오직 강남점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한자로 ‘신세계 식품관’이라는 간판을 단 슈퍼마켓은 입구부터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웅장한 샹들리에와 원목 인테리어, 시간의 흔적을 담은 듯한 거울 장식까지 흡사 유럽의 백화점 식품관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은 지난해 문을 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와 미식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신세계 식품관이 세 번째로 선보인 공간이다. 정식 명칭은 ‘신세계 마켓’이다.

2009년 강남점이 문을 연 이래 슈퍼마켓을 리뉴얼(재단장)한 건 처음으로, 서울권 백화점 중 가장 큰 1980㎡(약 600평) 규모다. 특히 지난해 10월 승진한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의 첫 작품으로 이목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강남점 ‘신세계 마켓’ 리뉴얼(재단장)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마켓' 내 정육 코너에서 정육 전문가가 소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프리미엄 미식 집약한 ‘신세계 마켓’
신세계 마켓은 제철 식재료부터 캐비아와 트러플, 푸아그라 등 ‘세계 3대 진미’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갖췄다. 크게 ▲신선식품 매장 ▲프리미엄 가정식 전문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 등 세 구역으로 나눠진다. 계약 재배나 지정 산지를 통한 기획 상품과 자체 브랜드(PL)를 대폭 강화했다.

신세계 마켓은 고급 식자재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치즈의 경우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 소분해 판매한다. 지난해 치즈의 소분·판매를 허용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후 국내 유통사가 치즈를 소분해 파는 건 이곳이 처음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치즈 소분 판매가 허용은 됐지만,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세워지지 않아 식약처와 일일이 협의해 매장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마켓' 계산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김은영 기자

다른 곳에서는 팔지 않는 희소성 높은 식료품도 대거 자리했다. 커피의 경우 호주, 일본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유명 브랜드 원두 및 커피를 선보인다. 이날은 신세계 마켓 개점에 맞춰 호주 3대 커피 브랜드 ‘마켓 레인 커피’ 대표와 바리스타가 방문해 직접 커피를 제조해 줬다.

과일 선물 코너는 과일 소믈리에가 상주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한다.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운영하는 ‘발효곳간’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재료로 육수를 만들어주고, 양곡 판매대에선 쌀 소믈리에가 도정한 쌀로 가래떡을 즉석에서 뽑아준다. 반찬 코너에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조서형 셰프(장사천재 조사장)가 선보이는 반찬 브랜드 ‘새벽종’이 단독 입점했다. 당뇨 환자식 등 케어 식단도 선보였다. 세분된 미식 수요를 반영해 집밥 고민을 해결한다는 취지다.

프랑스 파리에서 인기 있는 파리지앵 블랑제리 ‘보앤미’(BO&MIE)의 국내 1호점도 문을 열었다. 보앤미는 신세계푸드가 수입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다.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파켓' 과일 판매대. 지정산지 11곳에서 수급한 최고급 과일을 선보인다. /김은영 기자

연 거래액 3조, 1등 백화점의 넥스트는 ‘식품’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로는 첫 기록이다. 올해는 최대 규모의 백화점 식품관을 완공해 1등 백화점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마켓에 이어 올 하반기 델리·건강식품 매장을 새로 단장해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2만㎡(약 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이 완성할 예정이다.

신세계가 식품관에 힘주는 이유는 백화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슈퍼마켓은 다른 제품보다 명품과의 연관 구매율이 높고 VIP 고객 비중이 커 매출을 올리는 데 효과적인 분야로 꼽힌다. 강남점의 경우 슈퍼마켓 VIP 매출 비중이 70%로 명품(42%), 남성·여성의류(33%), 생활 장르(4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마켓' 커피 코너. 호주 3대 커피 브랜드인 '마켓 레인 커피'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이에 신세계 마켓은 블랙 다이아몬드 이상 VIP 고객에게 결제한 장바구니를 쇼핑이 끝날 때까지 냉장·냉동 보관하는 서비스와 발렛 라운지까지 짐을 들어주는 포터 서비스, 전용 계산대 등의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부사장)은 “디저트의 신세계를 연 ‘스위트파크’, 미식과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고품격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식품관의 새 기준이 될 신세계 마켓을 오픈한다”며 “식품 장르에서도 상권의 프리미엄 수요와 글로벌 백화점의 위상에 부응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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