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에도 극장가 북적
"계엄 선포" 나오자 환호성
천안함 사건 장면에는 눈물
한동훈 前 대표에게는 욕설
대부분 노인층··· 청년도 발길
"계엄 선포" 나오자 환호성
천안함 사건 장면에는 눈물
한동훈 前 대표에게는 욕설
대부분 노인층··· 청년도 발길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이 상영되는 모습. 채민석 기자
[서울경제]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자 관객 120여 명은 일동 기립 박수를 보냈다. 상영관은 환호성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의 개봉 첫 날인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영화관. 평소라면 한산했을 평일 오전 시간대지만 이날은 유독 팝콘과 음료수를 손에 쥔 한 무리의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태극기가 달린 모자를 쓴 사람도 있었다. 같은 시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의 다른 영화관도 총 객석 200석 중 잔여석이 122석에 불과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몰린 모습이었다. 다른 영화들은 객석의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고요함을 유지하던 상영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에 “계몽령”이란 환호성으로 뎦였다. 천안함 피격 사건 장면이 나오자 몇몇 관객은 훌쩍이며 눈물을 닦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이 나오자 객석이 술렁였다. 곳곳에서는 “미쳤네”, “매국노”라는 분통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여성이 “개XX”라고 욕설을 뱉자 관객들은 다같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가 마무리되고 윤 대통령의 업적과 함께 웅장한 노래가 나오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치며 “대한민국 힘내라”, “대통령님을 믿는다”고 외쳤다. 일부 관객들은 스크린에 태극기가 나오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 인근 거주민 60대 정 모 씨는 “상영 30분 전부터 영화관 앞에 앉아 나라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며 “유튜브에서 개봉 소식을 접하고 영화관을 찾았는데, 더 많은 곳에서 상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자지간인 50대 여성과 30대 남성은 “애국자의 마음으로 김포에서 신촌까지 50분 넘게 걸려서 왔다”며 “12월부터 발생한 사건을 영화를 통해 복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10대부터 30대까지 청년층도 눈에 띄었다.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10대 강 모 군은 “10대 남자 또래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고, 대부분 유튜브로 정치를 접하고 있다”며 “계엄사태 이후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됐고, 어머니를 설득해 영화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영화관 관계자는 “평일임에도 평소보다 많은 관객들이 몰렸다. 예상대로 노인 분들이 많이 왔지만, 2030 세대도 절반 가까이 되는 것 같았다”며 “태극기를 들고 들어오면 다른 관객들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주의를 주는데, 다행히 소품을 들고 오는 분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힘내라 대한민국’은 사전 공개 당시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예고편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선포’라고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은 개봉 전부터 “상영관이 적다”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사에 전화를 해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힘내라 대한민국은 27일 오후 4시 기준 총 73곳의 상영관 152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