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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27일 육군사관학교에서 헌법적 사명과 더불어 올바른 충성과 용기, 그리고 책임을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거 연루된 육사 선배들을 반면교사 삼아 이들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 것을 당부한 셈이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차관은 이날 서울 노원구 소재 육사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 축사를 통해 “군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배로서 몇 가지 당부하겠다”며 “충성과 용기의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장교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에게 있어 충성이란 헌법이 규정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을 말한다”며 “용기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름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의 존재 이유를 헌법에서 찾았다.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헌법적 사명을 기억해야 한다”는 게 그의 당부다.

김 차관은 또 “모든 결과에 당당히 책임지는 리더로 성장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리더는 결심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반드시 책임이 동반되고, 책임지는 리더만이 부하들과 직접적·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고 김 차관은 강조했다.

김 차관은 사관생도 신조를 언급하며 신임 장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 ‘우리는 언제나 명예와 신의 속에 산다’, ‘우리는 안일한 불의의 길 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한다’는 사관생도 신조를 상기하면서 앞으로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가라는 것이다.

김 차관의 이날 발언은 이번 계엄 사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계엄에 연루돼 육사의 명예를 떨어뜨린 ‘계엄 장군’들을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들이 헌법 정신에서 벗어나 그릇된 충성심을 품었고, 올바름을 위한 용기도 내지 못했기에 계엄 동조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 차관이 책임감을 거론한 대목을 놓고서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각자도생에 나선 일부 지휘관들의 행태를 저격했다는 시각도 있다. 사관생도 신조를 새삼 꺼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 계엄에 가담한 육사 출신 주요 인물로는 민간인 신분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38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41기)를 비롯, 현역 장성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46기),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47기),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48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48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50기) 등이 있다.

김 차관은 이밖에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가장 용맹한 전사가 돼 달라”고 말했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반복되는 북한 도발 등 엄중한 한반도 상황을 짚으면서다.

한편 이날 임관식에선 육사 최초로 여성 생도인 임수민 소위(23·보병)가 지휘를 맡아 주목 받았다. 이는 여단장 생도가 임관식 지휘를 맡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여단장 생도는 일반 대학의 총학생회장과 유사한 개념으로 임수민 소위는 지난해 9월부터 육사 개교 이래 여성으로선 최초 여단장 생도로 임무를 수행했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81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임관 장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사관생도 223명이 졸업 및 임관한 이날 행사에선 영예의 대통령상은 최고 성적을 거둔 김동일 소위(22·보병)가, 대표화랑상은 천성호 소위(23·보병)가 각각 수상했다. 김동일 소위는 “장교가 되어서도 절차탁마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겠다”며 “모든 일에 열과 성을 다해 우리나라 국방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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