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간직한 왕실 문화유산이 돌아왔다. 1910년대 경복궁 선원전이 일제 조선총독부 만행으로 뜯기면서 사라졌던 선원전 편액이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와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 실물을 공개했다. 편액은 종이,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액자를 일컫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일본에서 그 존재를 찾아 환수했다. 게임 회사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조선 왕실의 뿌리와 전통의 계승을 상징하는 경복궁 선원전의 위엄과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귀환한 편액 유물은 19세기 말 고종의 경복궁 중건 당시 궁역 동북쪽에 선원전을 지을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세로 140㎝, 가로 312㎝ 크기로 검게 옻칠한 바탕판에 왕실을 상징하는 ‘옥’의 근원이란 뜻을 가진 ‘선원’(璿源) 글자가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금물을 쓴 금자(金字) 글씨를 올렸으며 전각의 신성한 위계에 맞게 네 변에 튀어나온 테두리를 두르고 그 위에 부채, 보자기 따위의 칠보 무늬를 채색해 그려 넣어 상서로운 뜻을 강조했다. 편액 사방 끝 테두리를 길게 이은 부분은 봉과 구름 모양을 입체적으로 조형해 품격과 양식미를 보여준다.
경복궁 선원전의 흔적을 찾으면서 향후 복원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있는 곳이 경복궁 선원전 권역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의 ‘경복궁 2차 복원 기본계획 조정 용역’ 보고서를 보면, 국가유산청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세종으로 이전하는 시점에 맞춰 2030년부터 선원전 일대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