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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방송사들이 모인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거리 캠페인. 청주방송 고 이재학 피디 사건 대책위 제공

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가 직장 내 괴롭힘에도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숨진 가운데, 방송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제각각 자신이 처한 노동 실태를 폭로하고 나섰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제2 오요안나 사건 방지를 위한 방송 노동자 긴급 증언대회’에서 한수정 방송작가는 “지난 16년간 계약서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외주 방송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 작가는 “일도 하고 월급도 나오지만 언제든 해고와 임금체불을 당할 수 있다”며 “물론 계약서를 써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전 그런 일을 당하면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 부당함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가 성희롱이나 폭언을 당했을 때 해결 방안은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고 오요안나 사건을 기상 캐스터들만의 문제로만 본다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김은진 엠비시(MBC)차별없는노동조합 위원장도 “최근 아침 뉴스 프로그램의 한 작가는 갑성선암 판정받았다”며 “같은 팀 다른 작가들도 갑상선, 유방, 자궁 등에서 결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공통으로 새벽 2∼3시에 출근하는, 정규직이 기피하는 야간 근무를 수년간 해왔다”며 ““무늬만 프리랜서’ 신분으로 채용돼 젊음과 건강을 갈아 넣으며 일해온 결과”라고 했다.

이처럼 불안한 고용 지위에 놓인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에도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단체 ‘엔딩크레딧’이 지난 2023년 8월 실시한 설문조사(456명)에서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 73.4%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괴롭힘을 당했을 때 63.4%(복수 응답)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고, 56%가 회사를 그만뒀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라,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셈이다.

김유경 노무법인 돌꽃 대표노무사는 “오늘날 벌어진 비극의 출발점은 사회적 신분을 결정하는 방송국이 채용할 때부터 (이들을) 프리랜서로 위장한 것”이라며 “방송사들은 상시, 지속적인 일자리에 비정규직 사용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엠비시뿐 아니라 다른 방송국 안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등 부당 대우가 비일비재한 만큼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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