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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빌라에 혼자 있다 화재
수도요금 체납 고지서 덩그러니
소득 올라갔다고 추가상담 안 해
ㄱ양이 살던 집 우편함. 이승욱기자

인천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혼자 있던 초등학생이 중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해 이 가구가 생계 지원 대상이었지만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서부경찰서와 인천 서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서구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ㄱ(12)양 가정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ㄱ양 가구가 전기요금 등이 미납돼, 위기가구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서구는 ㄱ양 아빠가 최근 신장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 엄마 혼자 일을 하는 점 등을 확인해 생계 지원 대상이 된다며 이를 신청할 것을 안내했다. 하지만 ㄱ양 부모는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서구는 올해 초 ㄱ양 가정의 소득이 기존보다 올라간 점 등을 확인, 추가적인 상담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ㄱ양 가정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낮 12시께 ㄱ양이 살던 빌라 공동현관 우편함에 이달 인천상수도사업본부가 보낸 상·하수도요금 체납 독촉 고지서가 꽂혀있었기 때문이다.

ㄱ양 가정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ㄱ양 가정이 차량을 가지고 있고, 소득 등을 고려했을 때 기초생활 수급대상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영철 서구의원은 “생계 지원 대상이 됐을 때 단순히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해당 가구를 관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소방본부는 26일 오전 10시43분께 인천 서구 심곡동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집에 있던 ㄱ(12)양이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고 밝혔다. ㄱ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밖에 집 내부 10㎡와 가전제품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39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ㄱ양은 방학 중에 부모가 일 등을 이유로 집을 비운 상태에서 집에 혼자 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는 ㄱ양 부모에게 긴급 생계비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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