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가 27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을 발간하며 새로운 스타 레스토랑을 공개했다. 사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새로운 별이 떴다.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는 27일 웨스틴 조선 서울(소공동)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5’에서 선정된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서울은 9번째, 부산은 2번째 에디션이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는 발간 전부터 유일한 3스타 레스토랑이었던 ‘모수’의 영업 중단으로 인해 서울에 새로운 3스타 레스토랑이 탄생할지 관심을 모았다.
시상식에서 만난 강민구 셰프는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막연하게 꿈꿨던 미쉐린 가이드에서 3스타를 받게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발표 전부터 밍글스 팀과 가장 많이 이야기 한 것이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좋은 레스토랑이 되고 계속 발전하는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밍글스만의 방식으로 한식을 재해석해 제공하고,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전했다.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가 새롭게 3스타로 선정됐다. 사진 미쉐린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서울 37개, 부산 3개로 총 40개다. 매년 새로운 별의 탄생이 주목받는 가운데, 올해는 ▲이스트(조영동) ▲소수헌(박경재) ▲뛰뚜아멍(김도현) ▲에스콘디도(진우범) ▲레귬(성시우) ▲기가스(정하완) 등 6곳이 새롭게 1스타를 받았다. 박경재 셰프는 “셰프라는 직업이 멋진 직업이라는 걸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미식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우범 셰프는 “멕시코 요리를 하는 다이닝 레스토랑으로서 앞서 길을 터준 모든 셰프님들과 생소한 음식에도 귀 기울여주시는 손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포시즌스 서울의 중식당 ‘유 유안’은 4년 만에 1스타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별 1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한 레스토랑, 별 2개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레스토랑, 별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을 뜻한다. 그래픽=김주연 쿠킹 인턴
또한 지속 가능한 미식을 앞장서 실천해온 레스토랑에 부여하는 ‘미쉐린 그린 스타’에는 지난해에 이어 ‘꽃, 밥에 피다(서울)’ ‘기가스(서울)’ ‘피오또(부산)’이 선정됐다. 고객의 다이닝 경험을 탁월에게 향상시킨 전문가에게 수여하는 ‘미쉐린 서비스 어워드’엔 소수헌의 이은주 매니저가, 젊은 셰프들을 주기적으로 양성해 온 셰프를 선정하는 ‘멘토 셰프’로는 라연(신라호텔)의 김성일 셰프가 수상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요리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료를 연구하고 조합해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다이닝의 경험을 제공하는 ‘소믈리에’로는 정식당의 김민준 소믈리에가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 사진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들은 특별한 레스토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2017년 첫 발간 이후 9년간 꾸준히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되어 온 강민구 셰프가 이끄는 ‘밍글스’에 우리의 최고 등급을 부여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 이는 팀의 지속적인 헌신의 결과”라고 전했다.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과의 일문일답 Q. 밍글스가 새로운 미쉐린 3 스타가 됐다. 선정 이유는.
새로운 3스타 레스토랑의 등장은 항상 많은 긴장과 흥분을 동반한다. 평가원들은 오랜 시간 평가하며, 매년 발전하는 성장세에 주목해왔다. 평가원들 간 수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 우리의 평가 기준에 가장 높은 등급을 수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Q.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서 주목한 새로운 미식 트렌드는.
컨템포러리 퀴진이다. 2010년 전후로 대한민국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컨템포러리 퀴진은 지난 15년간 셰프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최근 몇 년간 컨템포러리 퀴진의 약진은 다양한 오리지널 퀴진 카테고리에 어우러지고 적용되면서 다양성을 갖춘 현시대의 대표적인 퀴진 스타일로 발전했다. 우수한 역량과 상상력을 갖춘 셰프들의 유입이 지속되는 한 이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 변화 안에서 전통 한식과 컨템포러리 한식은 각각의 카테고리적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하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대한민국의 다이닝 시장과 글로벌 다이닝 시장에서 이러한 한식의 역동성은 제시되었고, 증명되고 있다.
Q. 올해 뉴욕에서 첫 미쉐린 3스타가 나오는 등 외국에서도 한식이 점점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한국의 레스토랑들은 글로벌 미식 트렌드에 어떻게 부합했나.
정식은 뉴욕에 진출 후 1스타, 2스타를 단계적으로 거쳐 3스타에 등극했다. 이미 수년간 2스타를 유지하며, 뉴욕 다이닝 시장의 최상위 레벨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해외에서 한식이 3스타를 획득한 것은 처음이지만, 글로벌 미식 씬에서 한식은 이미 명확한 존재감과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시대에 각광받는 미식의 트렌드는 분명히 그 흐름이 있지만, 탑 레벨에 오른 수많은 레스토랑을 보면 트렌드의 흐름을 쫓기보다는 자신만의 정체성이 있는 요리들을 선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셀렉션만 보아도 높은 수준에 위치한 레스토랑들의 퀴진 카테고리는 다양하다. 이들은 각 레스토랑 셰프들의 역량과 요리 방향성을 통해 그들만의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Q. 서울 및 부산 지역에서 각 레스토랑 선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미쉐린 가이드는 대한민국에 2017년 서울 에디션을 시작으로 올해는 9번째 에디션을 소개했다. 미쉐린 가이드의 일관성 있는 선정 방식은 서울 에디션 원년부터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부산 에디션 역시 서울과 동일한 프로세스로 진행한다. 전체적인 리서치를 각 구 별로 진행한 후, 세분화하여 직접 발로 뛰면서 테스트한다. 물론 모든 과정은 익명으로 진행한다.
Q. 부산의 미식 문화와 레스토랑들은 서울은 어떻게 다르고 어떤 특징이 있나.
부산은 1950년대부터 피난민의 유입으로 이북음식이 발달하여 돼지국밥과 밀면이 자리잡았고 무역 항구의 발달과 함께 곰장어 구이, 양대창 등 특색 있는 음식들이 탄생했다. 또한 선원들의 유입으로 이국적인 레스토랑 등이 동시에 발달했다. 이처럼 부산의 미식은 결국 대한민국의 미식, 즉 한식의 근본을 지켜 나감과 동시에 항구 도시의 특성 상 다양한 스타일의 퀴진들의 등장과 조화가 함께 이루고 있다. 우리의 관점에서 특정 도시의 미식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음식 문화의 유산이다. 음식 문화의 유산은 그 도시의 지리적 위치, 지역민들의 오랜 일상의 식문화, 그 식문화의 역사적 이야기들의 어우러짐이다. 큰 범주 안에서 부산의 미식은 바로 대한민국 미식 문화의 한 축이며, 부산 만이 지닌 특색 있는 식문화는 서울과는 다른 차별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부산의 경우 스타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의 숫자가 기대보다 저조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가이드 발간을 위한 질적, 양적 기준을 미리 예단하지 않는다. 가이드 발간을 위한 수년간의 사전 조사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부산 다이닝 씬의 현재의 모습에 대한 결과물이며, 서울을 비롯한 수많은 도시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는 부산의 미식 시장의 발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양이 많다고 해서 그 도시가 최고의 미식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의 크기와 상관없이 현재 그 도시의 미식이 얼마만큼 발전했는지가 척도다. 서울처럼 가이드의 시작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새롭게 선정된 레스토랑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
일단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 이번에 새롭게 선정된 레스토랑의 다양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새롭게 미쉐린 1스타가 된 에스콘디도는 이전에는 없었던 멕시칸 카테고리다. 2024년 기준, 멕시칸 퀴진은 전세계에 2스타 2곳, 1스타 13곳으로 대부분이 현지에 위치해 있어 많이 귀한 편이다. 그밖에도 비건, 다채로운 국수요리 등 개성 있는 음식을 추구하는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추가되며 리스트가 더욱 풍성해졌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유입은 그 카테고리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소비시장이 더욱 안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Q. 미쉐린 가이드 세레모니 2025 발표 후 기대되는 변화는.
전세계 동일하게 매해 새롭게 평가되고 발간되는 미쉐린 가이드이기에 단기적인 반응보다는 많은 고객들과 소비자들께서 미식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다이닝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 발전적인 과정에서 미쉐린 가이드가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