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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전경(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재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두 회사는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미수금도 함께 늘어,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무리하게 배당을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수금 증가폭이 크지 않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무 구조가 좋지 않은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배당을 발표한 가운데,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의 배당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배당협의체’를 개최한 다음날인 이달 26일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배당을 발표했다. 두 기업 모두 2022년(2021년 실적 기준)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했다. 가스공사는 1주당 1455원을 배당하기로 했으며, 배당액은 1269억8675만원, 배당률은 4.1%였다. 지역난방공사는 1주당 3879원을 배당해 총 449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률은 8.45%였다.

가스공사 누적 미수금 1조원 늘었는데… 정부 “부채비율 고려했다”
문제는 양사의 ‘숨겨진 적자’인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미수금 제도는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활용하는 독특한 제도다. 가스공사는 1998년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면서 미수금 제도를 도입했고, 지역난방공사는 2023년 4분기 미수금 제도를 도입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나 지역난방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연료를 공급한 경우, 향후 받을 ‘외상값’을 장부에 기록한 금액이다. 미수금 규모만큼 추가 적자를 발생한 셈이지만, 양 사의 회계장부에는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자산’으로 적힌다.

가스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2023년 13조110억원에서 지난해 14조47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부채는 47조원에 달해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에 있다. 지역난방공사의 지난해 누적 미수금도 5595억원으로 전년(4179억원)대비 증가했다. 그렇지만 가스공사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 늘어난 3조34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조149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역난방공사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도 3147억원에서 3279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배당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선 2023년 가스공사는 2022년 실적을 바탕으로 무배당을 결정하면서 “미수금 문제가 완화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과거 배당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누적 미수금은 8조5856억원으로 2024년 말(14조476억원)에 비해 적었다. 영업이익은 2조4634억원, 순이익은 1조4970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배당 결정 배경이 정부의 ‘세수 결손’ 탓이라는 의구심을 가진 시각도 있다.

기재부는 매년 1월 정부 출자기관에 배당 기초자료 제출을 요구한 뒤 배당협의회에서 배당 가능 이익을 산정하고 배당안을 협의하고 있다. 배당 협의체는 기재부 제2차관, 재정관리관, 예산실장, 차관보 등 기재부 인사들로만 구성된다. 사실상 공기업들은 기재부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결정에 따라 배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배당 결정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배당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부채비율을 고려하고, 미수금,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한 결과”라며 “미수금 증가 폭이 크지 않아 배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에너지 공기업의 배당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배당 수준의 적정성 ▲소액주주 보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범규준 준수 등을 추가했다. 공공기관도 민간 기업 상장사들처럼 이익 증대에 더 힘쓰고, 배당을 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라는 의도다.

기재부는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배당이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기재부 측은 “2022년 초과 세수 규모가 52조6000억원일 때도 배당 수입이 2조원을 넘겼다”며 “세수가 아니라, 호실적을 고려했다”라고 했다. 지난해 총세입 규모는 535조9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14조1000억원 줄어든 상황이다.

한국전력, 호실적에 배당 나설까… 전문가 “배당정책, 일관적이어야”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배당으로, 한국전력의 실적과 배당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오는 28일 실적을 공개하고, 오후 2시 이사회를 통해 배당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전력이 호실적을 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은 8조7925억원의 영업이익을, 3조9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은 직전 3년(2021~2023년)간 영업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의 배당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사채발행 한도 연장이 불가피한 데다, 배당할 경우 추가적인 전기 요금 인상이 어려워진다”라며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도 미수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배당했기 때문에 한국전력도 별도 순이익이 흑자 전환하면 배당할 수도 있다”면서도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배당한다 하더라도 유의미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사례를 봤을 때 한국전력도 배당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도 “다만 3분기까지 별도 기준으로 당기순손실이 났기 때문에 4분기에 얼마나 이를 만회했는지에 배당 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에너지 공기업의 일관적이지 않은 배당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공기업들의 배당 여부가 휙휙 바뀐다는 것”이라며 “경영의사 결정에 일관성이 없으면 주주들도 배당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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