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낮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정권 교체에 힘을 합치자는 데 공감했다. 이날 회동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이 대표가 최근 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는 ‘당내 통합 행보’의 연장선인데,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경쟁해보려 용기를 내는 분들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동 한 중식당에서 1시간 30분가량 점심을 함께하며 의견을 나눴다. 임 전 실장이 먼저 “(조기 대선) 막판에 가면 선거가 빡빡하고 어려울 수 있다”고 하자, 이 대표는 “공감한다.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당 안팎의 여러 세력이 힘을 합쳐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날 격렬한 논쟁도 마다치 않겠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한민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에게 비교적 선명하게 날을 세우고 있는 임 전 실장은 “앞으로도 쓴소리를 많이 하고 싶고, 이 대표와 경쟁해보려는 용기를 내고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양성에 바탕을 둔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며 개헌과 연정 논의를 위한 의견 수렴 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할 때다.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이날 분위기는 대체로 유쾌했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과 관련해 “이후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정리된 문제”라며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대표도 “(12·3 비상계엄 선포 뒤)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 실장님이 거기에 할 역할이 상당히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한겨레

김채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