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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방송 : MBC 뉴스투데이 (월~금 오전 06:00, 토 오전 07:00)
■ 진행 : 이선영 앵커
■ 대담 : 권정민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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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 오늘 아침 가장 뜨거운 이야기 들어보는 투데이 모닝콜입니다. 최근 SNS에 올라온 글 하나가 큰 화제였는데요.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고 있던 '아들을 구출했다'는 글이었습니다. 글쓴이,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권정민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권정민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네. 먼저 화제의 글. 아드님이 중2였을 때 우연히 해외 유명 극우 유튜버에 빠졌단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는데 그 내용을 잠깐 소개해 주시겠어요?

◎ 권정민 > 네. 어느 날부터 저희 아이가 안 하던 질문들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질문들이 뭐였냐면, "왜 여자는 군대 안 가?", "여가부 폐지해야 하지 않아?", 그리고 "성소수자를 지칭할 때 내가 성별을 어떻게 호칭해야 해? 내 맘대로 하면 안 돼?" 이런 질문들을 하는데 그 질문들을 들어보면은 그 바닥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제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내가 그동안 가르쳐 온 것이 아닌데 아이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얘가 극우 유튜버를 보면서 그러한 생각들을 내재화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옛날 일이 왜 갑자기 생각이 났냐면 서부지법 폭동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던 젊은 남성들이 화면에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아 우리 아들도 몇 년 전에 저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 내가 아이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생각을 바꿔놔서 참 다행이다' 아니었다면 '혹시 나도 우리 애가 저기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억났어요.

◎ 진행자 > 아찔함도 좀 드셨군요. 그러니까 워낙 이제 유아교육과 전문가이시기도 하고 평소에 글을 보면 정말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셨더라고요. 여행은 물론이고 박물관, 미술관 또 토론‥ 사교육 빼고는 모든 걸 열과 성을 다해서 하셨다, 이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이런 풍부한 경험을 통해서 교육했는데도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극우 유튜버를 접했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당혹스러우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아드님을 설득은 하셨는지, 또 아드님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 권정민 > 네. 일단 저는 장애인 교육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를 인권 감수성이 높은 사람으로 키우려고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주입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경험을 통해서 배워나가야 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아이가 하는 말들을 "틀렸어", '그런 게 아니야"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아이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저는 토론이라고 표현했지만, 자식과의 토론은 사실 어른들이 하는 그런 열띤 토론이기보다는 '대화'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애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공감도 해주고 이해도 하고 하면서 긴 시간 동안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갔습니다.

◎ 진행자 > 네, 이게 쉬워 보이지만 시간을 들여서 대화를 자녀와 한다는 게 사실을 많은 공이 드는 거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글을 보면서 제가 좀 충격이었던 게, 10대는 워낙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 10대 남자아이들의 현재 분위기, 좀 충격적이더라고요.

◎ 권정민 > 네. 저는 이게 저만 갖고 있었던 고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글이 나가고 나서 전국의 많은 부모님들께서 저한테 제보를 해주셨습니다. 그 당시 했던 그 고민과 그 충격을 현재 많은 부모님이 경험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악한 아이들이 전혀 아니에요. 아이들은 사실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군대를 아직 갔다 온 것도 아니고 심지어 투표권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 아이들한테는 이게 일종의 놀이문화인 거예요. 이 문화가 아이들한테 정체성을 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고 그러다 보니까 재밌어서 이런 놀이를 하는데. 이게 반복이 되다 보면 학습효과가 일어나게 됩니다.

◎ 진행자 > 그럼 이걸 처음에는 놀이 문화로 접했다가 이게 점차 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을까요?

◎ 권정민 > 저는 이 청소년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학교 공부,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것들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사고를 해볼 물리적인 시간이 줄어들어요. 그런데 쉬는 시간에 이제 유튜브를 보면서 이런 메시지가 계속 들어오는데 이게 알고리즘 때문에 아이들 세상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런데 이 메시지를 카운트할 수 있는, '그게 아니야'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러한 관점도 있어'라는 그러한 반대 관점에 대한 메시지가 또 들어와야 되는데 입시 공부 때문에 사실 그런 메시지를 듣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한쪽의 메시지만 계속 듣다 보니까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교육 제도 안에서는 좀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10대 청소년들에게 한쪽의 정보만 제공되는 알고리즘이 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2030세대 성인들에게도 이 알고리즘이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 권정민 > 그쵸.

◎ 진행자 > 그리고 조금 전에 이제 짚어주시기도 했습니다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최근에 있었던 서부지법 폭동 사태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난동 사건도 좀 비슷한 맥락으로 저희가 해석해도 될까요?

◎ 권정민 > 저는 사실 이 아이들과 그다음에 성인들은 좀 분리해서 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아 정체성이 확립된 시기도 아니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가치관 이런 것들이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시기기 때문에 이게 끝난 문제도 아니고 완성된 어떤 완성품이 아직 아니에요. 아이들은 이것저것 탐색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을 잠재적인 폭동자 혹은 예비 폭동자로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가능성이 많은 아직은 순수한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있어서 대화가 중요하다, 조금 전에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래도 우리 가정이나 학교 혹은 사회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갖는 방법, 뭐가 될 수 있을까요?

◎ 권정민 > 한 가지는, 부모님들께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고요. 아이에게 어떤 특정한 생각을 주입한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 아이한테 어떤 놀이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다음에 사회에서 자기가 뭔가 낙오자라는 생각을 혹시 하고 있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요. 또 하나는 사회의 복잡성을 아이들이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야지 음모론에 빠지지 않고 단편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사실 교과서에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저 멀리서 전쟁이 난 것이 지금 나와 무슨 상관이지'… 사실 다 이어져 있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평소에 식사하면서 혹은 가족끼리 나들이하면서 격식 없이 이야기하시면 좋겠고요.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서 쌓아가셔야 하는 것입니다.

◎ 진행자 > 우리 사회의 문제들 사실 가정에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는 것들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정민 교수님 모시고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정민 > 감사합니다.

# <투데이 모닝콜> 인터뷰 전문은 MBC뉴스 홈페이지(imnews.imbc.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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