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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뒤 윤·여인형 등과 통화내용
퇴근때까지 순서대로 깨알 재정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12·3 비상계엄 직후 자필로 작성한 메모의 일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했던 내용을 정리한 별도의 자필 메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싹 잡아들여”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도 포함된 이 메모에 대해 홍 전 차장은 검찰에서 “계엄 이후 퇴근까지 순서대로 재정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한겨레는 26일 홍 전 차장이 지난해 12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 참고인 조사 때 제출한 자필 메모를 확보했다. 홍 전 차장이 비상계엄 당시 있었던 통화와 당시 상황 등을 정리한 내용이다.

“12.3 비상계엄 당일 야간에 있었던 만화 같은 일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첫 번째 메모에는 “그날 야간 大(대통령) 2번 전화가 왔고 1번 전화는 드렸습니다.” “08:22 1~2시간 후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대기할 것을 지시 전화기는 잘 들고→사무실 대기→10:53 전화기가 울렸습니다(원장관저)”라고 적혀 있다. 이어 “‘1차장입니다.’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네 봤습니다’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하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 적혔다.

두 번째 메모에는 “1. 김선호 국방차관/뭐, 몰라, 알았어/방송에 나와 2. 방첩사령관/어떻게 된 거야(꾸물) V 전화 받았어/방첩사를 지원해주래/국회는 경찰과 협조해 봉쇄하고 있습니다 이걸 도와주세요 저희 체포조가 나갔는데 소재파악이 안 돼요 명단을 불러드릴게요/시간이 없습니다. 그냥 불러드릴게요(명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 증인 신문에서도 “(통화 당시) 여인형이 질문에 답변 않거나 회피하려고 했다. ‘대통령이 너네 지원해주래’라는 이야기를 듣자 여인형이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 번째 메모에는 “대통령께서 전화주셨습니다./원장님이 미국 출장 가신 줄 알았나 봐요./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합니다./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러 다닌다고 합니다.→내일 아침 이야기하시죠/그래도 업무지침이나 방향을 주셔야죠→자리에서 일어나 버림”이라고 적혔다.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윤 대통령의 체포 지시를 보고했는데 조 원장이 이를 묵살했다는 내용이다.

이 메모의 필적은 앞서 홍 전 차장이 공개한 ‘체포자 명단’과도 유사하다.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당시 세밀하게 기록한 메모에 근거해 국회·헌법재판소에서 공개 증언한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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