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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비는 기도가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부 소식을 감추기로 유명한 교황청이 처음으로 '위중하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교황의 건강은 좋지 않습니다. 교황청은 이례적으로 매일 교황의 건강 상태를 알리고 있습니다.

■ '88세' 프란치스코 교황 장기 입원…"위중함 알려라"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88세의 고령입니다.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지난 14일 로마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고, 한때 호흡 곤란 증세를 겪기도 했습니다. 재위 중 가장 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교황도 현재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의료진에게 "상태가 위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외부에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주치의는 기자회견을 열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며 합병증인 패혈증 가능성을 경고했고, 신부전 증세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교황은 최근 조금씩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시각 25일, 교황청은 "교황이 여전히 위중한 상태이고 회복 전망을 언급하기도 조심스럽다"면서도 "여러 지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의식이 또렷하고 대화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사제 서품 회의 소집을 직접 결정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교황이 여전히 건재하고 업무를 정상적으로 보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을 겁니다.

■ 전쟁 비판·인권 수호에 개혁적 메시지…"지도자가 잘 다스리도록 기도해야"

교황은 왜 모두의 관심을 받을까요? 어느 국가의 수장도 이렇게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 쾌유 를 비는 기도를 받지는 못할 겁니다.

가톨릭은 전 세계에 14억 명의 신자를 갖고 있습니다. 교황은 가톨릭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적· 외교적 영향력도 큽니다. 가톨릭의 전파와 교리 수호뿐 아니라, 과거에는 세속적 권력을 갖고 있기도 했습니다.

교황은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 전 세계의 분쟁과 인권 수호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교황의 목소리에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최고 종교 지도자가 제시하는 '공동선'은 어느 정치 지도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병상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3주기를 맞아 "전쟁은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메시지를 전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에 "어린이들을 해치는 건 잔학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 11일,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대한 위기를 면밀히 주시해 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교황은 "올바르게 형성된 양심은 일부 이민자의 불법 신분을 암묵적 또는 명시적 범죄로 식별하는 모든 조치에 대해 비판적 판단을 내리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임신 중절에 대한 여성 권리와 동성혼 법제화 등 진보적인 의제에도 꾸준히 지지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지난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녀 마르타의 집 소성당 미사 강론'에서 "좋은 가톨릭 신자라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지도자가 잘 다스리고,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겸손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시스티나 성당에 '흰 연기' 피우나…"차기 교황, 선거인단 2/3 찬성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좋지 않다보니, 일부에선 벌써 후계자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황청은 선을 긋고 있지만, 전 세계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생전 사임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사임 서한을 작성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황은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선출됩니다. 국적과 출신에 관계없이 80세 이하의 전 세계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채 매일 두 번의 비공개 투표를 진행합니다. 이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콘클라베'라고 부릅니다. 최근,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선거인단의 2/3 이상이 찬성한 후보자가 교황이 되는데, 부결되면 시스티나 성당의 작은 굴뚝에 검은 연기를 피우고 가결되면 흰 연기를 피웁니다. 새 교황을 언제까지 뽑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뜻이 모일 때까지 콘클라베는 계속됩니다.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취재하는 기자단은 시스티나 성당이 보이는 곳에서 내내 굴뚝을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 차기 교황은 누구?…개혁적 성향 VS 보수적 성향

현재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 개혁 성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이 110명이지만,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추기경도 적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한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현 가톨릭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유력한 '후계자'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지만,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보수 진영의 추기경 후보로는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측근이던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과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거론되는데, 이들 추기경은 동성애자를 포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태도를 맹렬하게 비판해 온 성직자입니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특별 미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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