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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분리돼 어른들의 성적 착취 대상 되는 경우 있어"
"한달간 양치질 안하고 속옷 안갈아 입는 아이도 있다"
"아보전과 아동시설 전수조사와 범죄수사 필요"…김수빈 나부협 회장 인터뷰


편집자 주
= 김수빈 '나는 부모다 협회' 회장 인터뷰 기사는 분량이 많아 네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세 번째로 아동보호시설의 문제점 등을 다뤘습니다.첫 번째 기사는 김 회장 본인의 자식들 분리 위기 경험 등을 다룬 내용으로, 지난 1월10일 [삶] "생후 8일 갓난아기, 엄마로부터 강제분리…아기납치 아닌가요"라는 제목으로 송고됐습니다. 아보전의 문제점 등을 다룬 두 번째 기사는 지난 17일 [삶] "난 지능낮아 아이 키울 수 없다네요"…강제분리된 엄마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네 번째 기사는 제도적, 구조적 문제점을 주로 다룰 예정이며, 다음 주 후반에 송고됩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사생활과 개인 사진 등이 들어갑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나는 부모다 협회' 김수빈 회장
[진성철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아동보호시설에 끌려간 아이들은 한 달여간 양치질을 안 하고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사탕을 지나치게 많이 먹고, 과자를 입에 달고 살기도 합니다.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을 당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시설로 강제 분리된 어느 남자 중학생은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직원의 중개로 성인 여성과 동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초등학생 아이는 여성 자원봉사자의 집에 가서는 밤에 성인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강제 분리된 아이들은 이렇게 성 착취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수빈(44) '나는 부모다 협회'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로부터 강제 분리된 아이들은 시설에서 방치되고 학대받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다.

김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여섯차례 진행됐다.

김 회장은 "어떤 중학생 자매는 코로나 사태 당시에 부모로부터 강제 분리돼 시설에 갔는데 학업 대신에, 밭에서 오이, 호박, 가지 따는 일을 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청소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또는 다른 이유로 부모와 아이를 강제로 분리하는 일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이는 시설에 끌려가 한없이 울고, 부모는 잠을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주로 미혼모, 한 부모, 이혼, 저소득층 가정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인권유린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 서문여고, 건국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환경사(environmental history)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휴스턴대학교 대학원 석사 2년 과정을 마쳤지만, 학위를 취득하지는 않았다. 그는 결혼 후에 남자아이 2명을 뒀는데, 부당한 이유로 아이들이 강제 분리될 위기에 처하자 2020년 12월 나부협을 창립했다. 그 이후로 자녀를 빼앗긴 부모들을 돕고 있다.

서문여고 시절의 김수빈 나부협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본인 제공]


<김수빈 회장 인터뷰의 1차 기사 요약>

[삶] "생후 8일 갓난아기, 엄마로부터 강제분리…아기납치 아닌가요"(2025년 2월10일 송고)

생후 8일 된 아기와 강제로 분리된 엄마가 있다. 아보전은 부부싸움이 있었다는 이유로 아기를 데려가면서 그 위치도 알려주지 않았다. 첫 면회도 7개월 후에나 허용됐다. 이 엄마는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맡도록 조치해달라고 아보전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부모가 살아 있는 아이는 외할머니한테 갈 수 없다는 것이 아보전의 설명이었다. 이건 법령에도 없는 거짓말이다.

다른 한 엄마는 3세와 1세의 딸들을 빼앗겼다. 구청 직원들이 쳐들어와서는 청소상태가 불량하다면서 데려갔다. 어디에 보호 중인지 알려주지도 않았다. 부부는 너무 슬퍼서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잠도 잘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아동 분리 과정에서 억울하고 부당한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사법부 판단 없이 사실상 지자체와 아보전의 20대 초반 젊은 직원 몇 명이 아동 분리를 결정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집안이 어질러져 있다는 이유로 아이가 몇 년간 부모로부터 분리된다. 어린아이들은 시설에 가서 밤새도록 울어서 목이 쉬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부모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다.

미국에서는 아동 분리가 이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 사법적 명령을 받아야 아이를 분리할 수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일단 분리하더라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반드시 소명해야 한다. 미국에서 한 사회복지사는 가정으로부터 아동을 잘못 분리했다는 이유로 90억원의 벌금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김수빈 회장 인터뷰의 2차 기사 요약>

[삶] "난 지능낮아 아이 키울 수 없다네요"…강제분리된 엄마의 눈물(2025년 2월17일 송고)

스튜어디스가 꿈이었던 한 엄마는 8살 아들, 7살 딸과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은 휴대폰을 분실했고, 이이 엄마는 소리를 지르고 등짝을 한때 때렸다. 아이는 울면서 학교에 갔다. 엄마는 아동학대로 신고됐고, 두 남매 모두 엄마로부터 분리됐다. 엄마는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에 2년간 열심히 참여했지만, 아보전은 엄마 지능이 낮다는 이유로 아이를 되돌려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보전은 지능지수가 들어 있다는 그 심리테스트 결과를 보여주지도 않았다. 그 엄마는 단지 말을 천천히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지능이 낮지 않았다.

다른 한 엄마는 코로나 사태 당시에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자 잠시 베이비박스 목사님께 아이를 맡겼다. 그런데 남편과 헤어지기를 바라는 친정 가족의 허위 신고로 아이가 분리돼 시설로 가게 됐다.

엄마는 아이를 되찾을 시기에 이르러 아이를 되돌려달라고 했으나 아보전은 방 2개가 없다는 이유로 안 된다고 했다. 어렵게 방 2개를 갖춘 곳으로 이사 갔더니 이번에는 가구가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 400만원을 들여 침대와 옷장 등을 구비했더니 아보전 직원은 3개월 후에 부모가 추가 교육을 받아야 아이를 되돌려준다고 했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엄마는 이제 교육을 시작하자고 했더니 아보전 직원은 바쁘다는 이유로 교육을 한없이 미뤘다.

한국에서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현재 우리나라의 아동 분리 시스템은 1명의 아동학대자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1천명의 아이에게 고통을 준다. 그 내용은 범죄 행위인 경우도 적지 않다.

아보전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김수빈 나부협 회장
[본인 제공]


다음은 김수빈 회장 인터뷰의 3차 기사 질문과 답변.

-- 나부협 회원들은 아동 분리를 납치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왜 그런가.

▲ 합당한 이유로 아이가 분리됐다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 위조와 과장 등으로 법을 어겨가며 분리했다면 그건 납치다. 아보전 등은 아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해 아동 분리를 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물론 아보전은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직접 분리 권한을 갖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아동 분리와 그 이후 과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아동보호시설들의 경우, 분리되는 아이가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인가.

▲ 시설의 아이 1명당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는 예산이 적지 않다. 한 회원의 이런 목격담도 있다. 시설장들이 모여 회의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한 고아 시설이 내부 비리로 문을 닫게 되자 그곳의 원생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그 회원이 충격을 받은 것은 그들이 아이들을 놓고 거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당신이 나한테 아이 1명을 주면 1천만원 줄게"라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나는 이런 식의 거래가 충분히 일어난다고 본다.

포럼에서 멍든 아이들의 모습을 설명하는 김수빈 나부협 회장
[김수빈 회장 제공]


-- 아이들이 시설에서 방치된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남자아이가 한 달 넘게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끼리 팬티를 돌려 입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어떤 아빠가 전한 이야기가 있다. 시설에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을 면회하러 갔더니 아이는 "아빠, 난 한 달 반 동안 이빨 한 번도 안 닦았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 아이들이 시설에서 과자류를 많이 먹나.

▲ 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밤에 사탕을 실컷 먹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과자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도 있다. 자기 사물함에 과자를 잔뜩 쌓아 놓고 계속 먹는다. 시설에서 일하는 한 보육교사의 말에 의하면 후원금으로 들어온 2천만원가량의 간식비를 일정 기간에 모두 소진해야 해서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간식을 모두 적어내라고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옷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는데.

▲ 어떤 엄마는 시설에 있는 자기 아이에게 패딩 옷을 보냈는데, 어느 날 보니 그 옷을 다른 아이가 입고, 자기 딸은 점퍼를 입고 있는 것을 봤다고 한다. 화가 나서 항의했더니 시설 측은 "그 아이에게 어울리고 사이즈도 맞아서 패딩을 줬다"고 했다고 한다. 어떤 엄마는 예쁜 옷을 사서 딸에게 입혀 주고 집에 가려는데 자기 딸아이가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문을 확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는데, 보육교사가 "입지도 못하는 옷을 보냈다"면서 그 옷을 거의 찢다시피 벗기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 아이들이 시설에서 폭행당하는 일도 있나.

▲ 한 엄마는 시설에 있는 아이와 영상통화를 한 일이 있다. 아이의 얼굴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엄마는 "누가 그랬어?"라고 물으니 아이는 "삼촌"이라고 했다. 삼촌은 보육교사를 말한다. 엄마는 직접 아이를 면회해서 아이에게 "이거 누가 그랬어?"라고 다시 물었더니 아이는 "계단에 부딪혔어"라고 답변했다. 아이의 말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는데, 시설 측이 아이를 압박한 것으로 엄마는 판단했다. 또 다른 엄마는 자기 아이와 영상통화 중이었는데, 그걸 몰랐는지 보육교사가 딸아이의 머리카락을 잡고 책상에 찢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청소년 대상 성 착취자를 엄벌하라고 시위하는 사람들
[연합뉴스 사진]


-- 아이가 시설에 가서 성폭력 당하는 일이 있나.

▲ 한 엄마는 초등학교 저학년 딸과 분리됐다. 어느 날 그 아이는 시설의 오빠한테 성추행당했다. 시설 측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자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다시 연락이 왔다. 아이를 시설로 다시 보내라는 이야기였다. 사건이 잠잠해지자 시설 측은 다시 아이를 시설로 불러들인 것이다. 아이가 돈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

-- 다른 성폭력 사례도 있나.

▲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이야기다. 이 아이는 남자 보육 교사가 씻겨주겠다면서 밤 10시쯤에 자신을 사무실로 불렀다고 한다. 그곳에는 보육교사만 있었는데, 그는 옷을 모두 벗기고는 살이 텄다면서 자기 손으로 온몸에 로션을 발라줬다고 한다. 이건 명백한 성추행이다.

-- 이 아이만 이런 일을 당했나.

▲ 그렇지 않다. 이 아이는 이미 조심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로부터 "보육교사가 샤워실로 불러내서는 중요 부위를 만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거부를 못 하고 계속 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설에서 아이들은 이런 일을 당해도 "하지 마세요", "싫어요"라는 말을 잘 못한다.

-- 부모와 분리된 아이가 성인 여성과 동거했다는 이야기는 뭔가.

▲ 아보전의 한 상담치료사가 중학교 1학년생 아이에게 30대 여성 과외교사와의 동거를 허락한 사건이다. 이 아보전 직원은 "너의 엄마는 악랄하고, 집요한 사람으로 네가 집에 없어서 통쾌해한다. 엄마와 연락하지 마라. 과외 선생님과의 동거를 들키지 말라"고 했다. 이 과외교사는 성 착취 영상도 찍었다고 한다.

-- 어떤 아이는 시설의 자원봉사자 집에 가서 성인물을 봤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 한 시설은 초등학생 3학년 남자아이에게 시설 방문 여성 봉사자의 집에서 자고 오도록 했다. 그 여성은 아이를 집에 데려가서는 밤에 먹을 것을 주며 성인물 영화를 틀어줬다고 한다. 그 어린아이는 그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음란하고 폭력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정으로부터 분리된 아이들이 성 착취 대상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가 자랐던 부여의 보육원(왼쪽)과 그 보육원장의 사택(오른쪽) 모습
조윤환 대표는 중학교 시절 소풍날에는 소풍을 가지 못하고 원장 소유의 농장에서 농사일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 제공]


-- 시설이 아이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 고교 1학년생 여자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는 학교 위클래스(상담실)에서 엄마에게 맞았다고 했고, 부모에 대해 악담도 했다. 선생님은 아동학대로 신고했고, 이 아이와 중학생 여동생은 가정으로부터 분리됐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간 곳은 '논두렁 시설'이었다. 사방이 논이어서 탈출하기 어려웠다. 시설 측은 코로나를 핑계로 낮에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밭에서 호박, 오이, 가지 따는 일을 시켰다.

-- 아보전 직원은 아이들이 호박과 오이 따고 있다는 것을 몰랐나.

▲ 아보전 직원이 그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그 아보전 직원에게 "여기 너무 싫으니 집에 보내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아보전 직원은 아이들의 소식을 엄마에게 전했다. 그 아보전 직원은 "아이들은 잘 있고, 집에 오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딸들이 괘씸하니 찾는 것을 포기하라"고 했다.

-- 그래서 엄마는 아이들 찾는 것을 포기했나.

▲ 아이들은 그때 '공기계 휴대폰'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 휴대폰은 가방에 들어 있었고, 가방은 시설 직원에 빼앗긴 상태였다. 딸은 "가방에 여성용 보건용품이 들어 있으니 가방을 달라"고 하고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엄마에게 재빨리 SOS 문자 를 보냈다. "엄마 우리 꺼내줘"라는 문자를 받은 엄마는 아보전 직원에 속았다는 것을 알고는 거세게 항의했다.

아보전의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SNS 캡처 사진]


-- 부모는 시설에 있는 자녀를 자주 만나기 어려운가.

▲ 그게 쉽지 않다. 시설 측이 부모-자녀 만남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면회를 요청하면 시설 측은 여러 핑계를 댄다. "아이가 아프다", "행사가 있어서 안 된다". "아이가` 외출했다". "아이가 만남을 원치 않는다" 등이 그 핑계다.

-- 관련 사례가 있나.

▲ 위에서 언급된 성폭력 피해 남학생 이야기다. 이 아이의 할아버지가 손주를 보러 시설에 갔다. 보육교사는 기다려 보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추운 날 밖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렸는데, 아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보육교사가 나와서는 "애가 보기 싫대요"라고 한마디 하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 아이는 할아버지의 면회 신청을 왜 거절했나.

▲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가 이유를 물었다. 아들은 거절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아이는 방에 누워 있었는데, 보육교사가 방문을 열고는 "할아버지 왔는데, 보기 싫지?'라고 말하고는 문을 휙 닫고 가버렸다고 했다.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말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 그 아이는 어떻게 집에 오게 됐나.

▲ 할아버지가 손주의 면회에 실패하자 아이의 아버지는 여러 인맥을 동원해 부탁한 끝에 아이와 통화할 기회를 가졌다. 아버지는 통화에서 집에 오고 싶은지 물었다. 아들은 그렇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러면 담 넘어서더라도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은 그날 바로 담을 넘어 집에 왔다.

-- 시설 측은 왜 아이들이 가족 만나는 것을 싫어하나.

▲ 아이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이 1인당 예산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적지않게 나온다. 그런데 아이가 가족을 만나면 집에 가고 싶어 하고, 집에 가면 시설의 수입이 줄어든다. 또 아이가 시설의 내부 문제를 가족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으니 시설은 당연히 아이와 가족의 만남을 좋아하지 않는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수빈 나부협 회장
[진성철 기자 촬영]


-- 시설이 돈을 벌기 위해 부정행위를 하는 사례도 있나.

▲ 어떤 아이는 시설에서의 퇴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시설은 서류상의 퇴소 날짜를 한 달 뒤로 기록했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설 측이 퇴소한 아이에게 잠깐 시설에 와서 사흘 정도 머물다 가라고 부탁하는 사례도 있다. 퇴소한 아이의 주소지를 시설이 있는 곳으로 계속 유지해달라고 부탁하는 시설도 있다. 이런 행태는 보조금 부정 수급과 관련된 것으로 나는 판단한다.

--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우리가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은 우리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차원에서다. 그런데 그 세금으로 내 아이를 납치하는 나라는 필요가 없다. 그건 나라가 아니다. 부모를 도와주고 격려해줘야지 아이도 낳는다. 내가 낳은 자식을 강제로 시설에 보낸다면 누가 아이를 낳겠는가. 아보전과 아동보호시설, 지자체 아동전담공무원 등에 대한 전수조사와 범죄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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