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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사에게 체포조 관련 제보 받아
尹 "탄핵 부결시켜달라" 조기퇴진 거부
김 여사 문제로 취임 전 사퇴 요구 받아
"이재명, 계엄보다 더한 일 할 것" 견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 - 국민이 먼저입니다' 발간일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이 책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계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12·3 불법계엄 전후 상황을 기록한 책을 출간하며 대중에 다가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던 과정을 털어놓으며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당대표에서 물러난지 두 달여 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계엄 당일 '한동훈 체포조' 제보 받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국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26일 공개된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계엄의 밤 △선택의 시간 △진퇴의 시간 등 3부분으로 나눠 계엄 직후부터 탄핵 표결, 당대표 사퇴에 이르게 된 과정과 심경을 담았다. 한 전 대표는 먼저 급박했던 계엄 선포 직후 자신이 체포될 수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여권 인사로부터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 대표는 절대 체포되면 안 된다.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
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 인사는 "국회로 가지 말고,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으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이틀 뒤 독대에서 "정치인을 체포하려 한 사실이 없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의 말은 거짓말"이라고 한 전 대표에게 발뺌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조기퇴진을 거부하면서 탄핵에 이르게 된 과정도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12월 10일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아무래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관계자가 전한 대통령의 진의는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다, 자진 사퇴할 생각 없다, 결국 탄핵으로 가겠지만 당이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때까지 몇 번이고 탄핵을 계속 부결시켜 달라'
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탄핵에 찬성하는 것은 나에게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며 "탄핵으로 인해 마음 아픈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민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전 사퇴 요구 받아



한 전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2023년 12월 말 용산에서 돌연 모든 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해온 일화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갑자기 대통령실 비서관을 통해 전화가 왔다. 비대위원장직을 포기하고, 장관직도 사퇴하라는 요구였다"
며 "무슨 일인지 알아봤더니 그날 조선일보에 여당 관계자 멘트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총선 이후에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다. 대통령이 그 멘트를 제가 한 것으로 잘못 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퇴 요구를 받고 나서 몇 시간 뒤 김 여사가 문자를 보냈다"며 "잘못 알았고,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2024년 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가 대통령실의 압박에 한 차례 더 사퇴 위기에 몰렸다.

이재명(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뉴스1


그는 이재명 대표가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며 집권 가능성에 대해 날을 세웠다.
"대통령의 비상계엄보다 이 대표 집권 시 벌어질 '일상계엄'이 훨씬 심각한 문제일 것"
이라며 "의회 다수당인 것만으로도 이렇게 횡포가 심한데 대통령 권력까지 갖게 되면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질지 걱정된다"고 적었다. 이 같은 표현에 이 대표가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반박하자, 한 전 대표는 "저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고 맞받아쳤다.

한 전 대표는 책 발간을 계기로 공개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첫 일정으로 다음 주 초 서울에서 북콘서트를 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후 전국을 돌며 강연 등의 형식으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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