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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리포트]
<3>명태균에 얽힌 정치인들
洪 아들 친구, 선거 여론조사 明에 의뢰
"캠프와 무관... 공 세우려 개인 돈으로"
明 옥중 고발 예고... 洪 "명태균 사기꾼"
明 주장 진위 여부 檢 수사로 가려질 듯

편집자주

명태균은 정치 컨설턴트인가 정치 브로커인가. 서울중앙지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명태균 사건은 '태풍의 눈'이 될 조짐이다. 한국일보는 명태균 통화 녹취록과 메시지 내역 등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입수해 그를 둘러싼 불편한 얘기를 가감 없이 공개한다. 파편적이고 편향적으로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을 검증하고 향후 어떤 의혹을 규명해야 하는지도 살펴봤다. 여론조사와 선거 캠프 등 정치권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분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둘러싼 의혹은 홍준표 대구시장 등 차기 대선 후보들에게도 뻗어간다. 홍 시장 주변 인물이 대선 경선과 대구시장 선거 과정에서 명씨에게 당원 명부를 넘기며 여론조사를 의뢰한 게 의혹의 출발점이다. 홍 시장은 "선거 캠프와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긋지만, 검찰과 경찰이 명씨의 여론 조작 및 부당거래 의혹을 수사 중이라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홍 시장 측 인사가 명씨에게 홍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은 크게 세 차례다.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인 최모씨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와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때 의뢰했고, 홍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재기씨도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때 의뢰했다. '명태균 사건' 제보자 강혜경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각각 비용을 지불해 홍준표 캠프에 두 개의 라인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명태균, 당원 명부로 여론조사



문제는 여론조사가 통상과 달리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기반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최씨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명씨에게 57만 명 규모의 당원 명부를 전달하며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최씨는 "캠프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카톡방 '홍서포터즈'에 올라온 것을 다운받아 카톡으로 명씨 쪽에 전달한 것 같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해당 명부는 당에서 경선 선거운동을 위해 배포한 것으로 당원의 성씨와 주소, 안심번호(경선 이후 무효화되는 가상 전화번호) 등만 담겼다.

최씨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도 대구지역 당원 4만4,000명의 명부를 명씨에게 전달했다. 해당 명부에는 실명과 전화번호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검찰에서 "이 명부가 어디서 난 것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두 차례 선거에서 명씨에게 의뢰한 홍 시장 관련 여론조사는 10차례 정도로 추산된다. 최씨는 해당 여론조사 이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으로 있다가 대구시에서 근무했지만 명태균 사건이 불거진 뒤 사직했다.

같은 시기 홍 시장의 측근 박재기씨도 대구시장 여론조사를 명씨에게 의뢰했다. 박씨는 홍 시장과 같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2012년 경남도지사 선거를 도운 뒤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여론조사 비용으로 명씨 측에 2,000만 원 이상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준표 "캠프와 무관한 일"



홍 시장은 이들의 여론조사에 대해 "캠프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최씨와 박씨 모두 선거 캠프에서 어떤 직책도 맡은 바 없고, 캠프가 해당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본보 통화에서 "자원봉사자는 말 그대로 자원봉사를 할 뿐, 캠프에서 관리를 안 한다"며 "그들이 어떤 여론조사를 개인적으로 의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 역시 정치적인 욕심 때문에 사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라는 입장이다. 그는 여론조사 비용으로 총 4,600만 원(대선 경선 600만원, 대구시장 선거 4,000만 원)을 명씨 측에 건넸는데 모두 개인 돈이었다는 것이다. 최씨는 본보 통화에서 "캠프에서 의뢰받은 적은 없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 당원 명부를 건넨 경위에 대해선 "강혜경씨 카카오톡을 보면 대구 명부는 오래된 버전이었다"며 "캠프 쪽에서 받은 것이라면 최신 버전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明 "복당 도와"... 洪 "사기꾼"

2014년 3월 21일에 열린 제2회 창조경제 CEO 아카데미조찬회에서 명태균(왼쪽 붉은색 동그라미)씨가 행사 사회를 보는 가운데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로 추정되는 인물(오른쪽 동그라미)이 축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제공


명씨와 홍 시장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명씨는 "2021년 홍준표의 복당을 도왔다"며 "4차례 이상 홍 시장을 만나고 연락도 수차례 주고받았다"고 주장한다. 실제 검찰이 확보한 명씨의 카카오톡 내역을 보면, 명씨는 홍 시장의 복당 신청 이튿날 지상욱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에게 "내일 홍준표 의원 측근과 (김종인) 위원장님 찾아뵐 계획이다. (이준석 당대표 당선을 위해선) 경남·대구 표가 중요하다"(2021년 5월 11일)고 말한다. "홍 대표님께서 월요일 약속을 수요일로 늦추고 싶으시다는데요 괜찮을까요?"(5월 23일)라며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있다.

홍 시장은 명씨 주장에 대해 "사기꾼의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명태균과 이준석 대표가 2021년 6월 우리당 전당대회 때 도와달라고 대구 사무실에 찾아왔길래 명태균은 나가라 하고 이준석 대표하고 단독 면담 10분 한 게 명태균 관련 전부"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명씨가 일정이나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을 순 있어도, 홍 시장의 복당을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는 건 주객이 전도된 해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향후 수사 포인트는 여론조사를 홍 시장 캠프에서 의뢰했거나 그 결과가 캠프 쪽으로 전달됐는지, 당원 명부가 여론조작에 활용됐는지 여부로 좁혀질 전망이다. 홍 시장을 '장인보다 많이' 만났고 '하루에도 네다섯 번' 통화한 사이였다는 명씨 주장이 허풍인지 아닌지도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특검이든 중앙지검이든 최대한 빨리 수사해 더는 국민을 혼란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명씨는 최근 변호인을 통해 "시골에서는 돼지를 잔칫날 잡는다"며 홍 시장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여론조사와 공천개입의 진실
    1. • 尹 부부·당대표·공관위 모두 포섭 정황… 명태균의 공천 청탁 전모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310410002198)
    2. • "잘못 짜깁기해" "빼주세요"… 김건희, '尹 맞춤 조사' 받고 '김영선 공천' 보답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222280001535)
    3. • "판세 잘 짠다" 평판에 명태균 '스카우트'... 갈등 빚다 尹 부부 뇌관으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114100002742)
    4. • "김건희 여사가 경선 나가라더라" 김영선 당대표 여론조사도 돌린 명태균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314020004490)
  2. ② 명태균을 키운 여권 지도부
    1. • '명태균-여권' 부당거래… "김종인에 불리" 문항 '슬쩍', '이준석 열세' 공표 연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322180000786)
    2. • '무명' 명태균, 김종인 만난 뒤 중앙 무대로... '가덕도 신공항'도 논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416070002789)
  3. ③ 명태균에 얽힌 정치인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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