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마트에서 계란 가격 살피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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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달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공급 부족을 초래한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 등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4천3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달걀 가격을 낮추기 위한 내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롤린스 장관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 식료품 가격이 20% 넘게 올랐는데, 계란 12개의 평균 가격은 2021년 1월의 1.47달러에서 지난달 4.95달러로 237%나 올랐다"며 현재 소비자들이 접하는 계란(12개) 가격이 최고 10달러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지난 2년 동안 미국 가금류 농가를 황폐화하고 계란 공급에 타격을 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지속적인 발생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롤린스 장관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오늘 나는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를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발표한다"며 "농무부는 이 위기를 막고 계란을 다시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최대 1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롤린스 장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농무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를 위한 5가지 전략을 고안했으며, 우선 가금류 농장에서 정부가 개발한 '야생동물 생물보안 평가'(Wildlife Biosecurity Assessments)라는 감염 방지 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농가에 총 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양계장에 있는 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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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을 받아 닭을 살처분한 농가들이 다시 농장을 정비하고 양계를 재개할 수 있도록 총 4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치료제 연구 개발에도 최대 1억달러를 지원한다.

조류 인플루엔자 퇴치 외에도 달걀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 적용한 '산란계의 최소 공간 요건' 등 규제를 완화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뒷마당에서 더 쉽게 닭을 기를 수 있게 하겠다고 롤린스 장관은 밝혔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 계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외국에서 일시적으로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5가지 전략이 하루아침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향후 3∼6개월 이내에 달걀 시장의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전월 대비 15.2% 급등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3%나 올랐다.

미 노동부는 1월 계란 가격 상승률이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면서 1월 가정 내 식품 물가 상승분의 3분의 2에 기여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두드러진 고물가(인플레이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자신이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속된 계란 가격 상승은 트럼프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고,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6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곧 조류 인플루엔자 대응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2022년 발발한 이후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1억6천600만마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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