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尹, 계엄 후 만난 자리서 '국회 해산할 수 있었는데 안 했다'고 해"
"대통령실 비서관 통해 사퇴 압박받아…김여사 비선라인 보고로 벌어진 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촬영 김주형] 2024.12.16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자신이 계엄군에 의해 체포·살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언질을 한 여권 인사로부터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 등에 걸친 비화를 공개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사태 당시 만난 윤 대통령이 '국회 해산'을 거론했으며, 이후 자신의 '임기 단축' 약속을 뒤집으며 당을 향해 '몇 번이고 탄핵안을 부결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됐던 시절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한 오해로 대통령실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면서, 이 과정에 김 여사의 '비선 라인'이 개입한 것 같다는 의구심도 드러냈다.

한동훈 대표, 의총 마치고 발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2024.12.4 [email protected]


"與인사 '은신처 정해서 숨어라' 조언…秋와 '국회 이동' 놓고 이견"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알고 사태 해결을 위해 여의도 당사로 향하던 중 차 안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명망 있는 여권 인사'로부터 자신의 체포 가능성에 대한 언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인사는 한 전 대표에게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며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어라. 추적되지 않도록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들도 피신시켜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당사에 도착해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만났으나,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를 위한 당 소속 의원들의 '국회 이동' 필요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추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 명의로 계엄 반대 입장을 명확히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입장을 냈으니 별도 입장을 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 전 대표는 전했다.

한 전 대표는 12월 4일 김기현·권성동 등 당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해산'을 거론했다고도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할 수도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참석자 중 누가 국회 해산에 대해 먼저 말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계엄 사태 종료 이후 대통령실에서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트럼프 당선인 측의 핵심 직위 내정자와 전화했고, 계엄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은 미국도 자신의 주장에 공감했을 거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그러나 미국이 계엄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던 사실은 나중에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고심하는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새벽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와 관련해 입장발표를 하기 위해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2024.12.4 [email protected]


"尹, 당에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때까지 탄핵 부결시켜달라'"
한 전 대표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2차 표결 전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탄핵안을 계속 부결시켜달라'는 윤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2차 표결에 앞서 약속한 '임기 단축'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관계자가 전한 대통령의 진의는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다, 자진사퇴할 생각 없다, 결국 탄핵으로 가겠지만 당이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때까지 몇번이고 탄핵을 계속 부결시켜 달라'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한 전 대표는 2차 표결 전날인 12월 13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신과 별도로 만나 '한 번 더 탄핵을 부결시키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리라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권 원내대표는 내 뜻이 확고하다는 걸 알고 더 이상 나를 설득하려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과도 개별적으로 접촉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중진의원들도 대통령이 결국 구속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했다"며 "그러면서도 '어차피 구속될 것인데 우리의 손으로 탄핵을 가결하면 정무적 부담이 크니 탄핵을 부결시켜야 한다. 우리 손에 피 묻히지 맙시다. 그러면 한 대표 대선 가도에도 안 좋다'는 주장을 폈다"고 말했다.

의총장 들어가는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당 대표실을 나와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대통령실, '김여사 비판' 김경률 비대위서 내보내길 바라"
한 전 대표는 당 비대위원장 공식 취임 전인 2023년 12월 말 윤 대통령으로부터 법무부 장관직 등에 대한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갑자기 대통령실의 비서관을 통해 전화가 왔다. '비대위원장직을 포기하고 장관직도 사퇴하라'는 요구였다"며 "무슨 일인지 알아봤더니 그날 한 언론에서 여당 관계자 멘트로 '김 여사 특검을 총선 이후에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대통령이 그 멘트를 내가 한 것으로 잘못 안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비서관에게 즉시 사표를 내겠다고 밝혔는데, 몇시간 뒤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내 '잘못 알았고 미안하다'며 '사퇴 표명을 없던 일로 해달라'고 했다"며 "뒤늦게 제가 한 말이 아니란 걸 알게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적 목소리를 낸 당시 김경률 비대위원의 거취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실에서는 김경률 회계사를 우리 당 비대위에서 내보내길 바랐다"며 "왜 김 회계사의 발언을 통제 못 하느냐고 나를 압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전 대표는 김 여사의 이른바 '비선 라인'을 인지하게 된 시점에 대해서는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 전후까지 용산에서 여러 사람이 쫓겨났고, 그 자리를 대신해 들어온 상당수 사람의 면면이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비대위원장 취임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요구를 받은 것도 비선 라인에서 보고를 잘못해 벌어진 일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916 'PGA투어 3승' 골프 천재의 충격 고백…"대회중에도 술·약물"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5 ‘뉴진스 갈등’에도 2.2조 잭팟...‘방시혁 매직’ 통했다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4 "목욕 바구니에 딸 얼굴만"…사진 속 아버지 웃고, 유족 오열했다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3 이수지 ‘대치동 맘’ 2탄 공개…“몽클레르 이어 고야드 제삿날”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2 [속보]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내달 26일 오후 2시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1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3월 26일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10 이재명 ‘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 3월 26일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9 [속보]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3월 26일 오후 2시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8 [속보] 이재명 3월26일 운명의 날…'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7 한 달치 비타민·루테인이 3천~5천원…다이소 영양제에 약사들 ‘부글부글’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6 “AI 같은 혁신 기업 안보여”… 한국 투자자들도 미장으로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5 ‘1심 무죄’ 박정훈 대령 복직 무산…해임 집행정지 신청 또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4 [속보]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3월 26일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3 “선수들 목소리 잘 들을 것”… 차준환, IOC선수위원 도전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2 이대생 33명 ‘尹 탄핵 반대’ 시국선언… 총학 ‘탄핵 찬성’ 맞불, 野 서영교 의원도 등장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1 “테슬람들 큰일났다”...테슬라 폭락 예고한 ‘투자 족집게’ new 랭크뉴스 2025.02.26
47900 “신부님·스님도 함께한다” 국회 간 전한길, 헌재 향해 이런 말까지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26
47899 조태열 “우크라 북한군 포로, 귀순 의사 분명하면 받아들여야” new 랭크뉴스 2025.02.26
47898 법원,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집행정지신청 재차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2.26
47897 대명소노그룹, 티웨이항공 품었다… 티웨이홀딩스 지분 46%, 2500억원에 인수 new 랭크뉴스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