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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서 민주당 패악 확인"
탄핵 심판 최종 변론서 강변
온라인에선 "전도사냐" 조롱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가 "12·3 불법계엄으로 나도 계몽됐다"고 강변한 것에 대해 야권이 "계몽이 아니라 망상병에 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에서도 김 변호사를 두고 "간증하러 나왔느냐"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날 헌재 11차 변론에서 김 변호사는 60여 분간 최후 진술을 쏟아낸 윤 대통령 이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변호사는 헌재 대심판정에서 본인을 "14개월 딸아이를 둔 아기 엄마"라고 소개한 뒤 "계엄 당일 '육퇴(육아 퇴근)' 후 소파에 누워 있다가 계엄 선포를 보고 바로 법조문을 확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천천히 읽어봤다"면서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 독재의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하려고 비워둔 시간을 나누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몽됐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 변호사의 이날 변론은 12·3 계엄이 국민에게 야당의 횡포를 경고하기 위한 일종의 '계몽령'이었다는 윤 대통령 측 궤변을 되풀이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12·3 계엄은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재차 주장했다. 김 변호사도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 주장에 동조했다.

"궤변으로 지지층에 尹을 순교자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야권은 실소했다. 26일 박창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설득력 있는 변론은 사실과 자료에 근거해야 하는데, 김 변호사의 최후 변론에는 사실과 부합하거나 이를 뒷받침할 그 어떤 자료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극우 유튜브발 가짜뉴스에 세뇌된 망상으로 가득한 (윤 대통령) 담화문에 국민은 호흡 곤란을 일으켰는데, 김 변호사는 감화됐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차라리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고 있다고 고백하라"고 일갈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변호사의 변론에 대해 "헌법재판관 앞에서 망언을 했다"며 "12·3 불법계엄으로 헌법이 파괴됐는지를 다투는 자리에서 앞뒤가 안 맞다"고 꼬집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김 변호사 발언은) 분명히 (지지층에게) 먹혀드는 측면이 있어서 문제"라며 "탈진실의 사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순교자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넘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누리꾼들은 김 변호사에 관해 "변호사인가 전도사인가" "이름을 '김계리'에서 '김계몽'으로 바꾸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강경 우파 지지자들은 "오늘부터 팬이 됐다"며 김 변호사를 치켜세웠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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