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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열린 지난달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파손된 로컬라이저 둔덕이 방치되어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항공기가 충돌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로컬라이저가 참사의 원인이 됐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26일 오후 2시부터 무안공항 사고 로컬라이저에 대한 사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법의학과 법공학 관련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들도 현장 조사에 참여했다. 경찰은 “로컬라이저에 대한 정밀감식에 앞서 조사범위와 방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활주로 남쪽 끝단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활주로 끝에서 264m 지점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흙 속에 대형 콘크리트가 들어 있는 높이 2m 둔덕 위에 설치됐다. 둔덕 위에도 안테나를 고정하기 위한 두꺼운 콘크리트가 덮여 있었다. 때문에 항공전문가들은 로컬라이저 지지대가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었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무안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조류와 충돌하면서 복행(예정한 착륙을 하지 않고 고도를 높여 다시 비행하는 것) 후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오전 9시3분 로컬라이저에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로컬라이저를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고,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로컬라이저 등 공항 시설물이나 운영 등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항공사 관계자 등을 입건하지 않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한 상태다. 지난 14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던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는 해제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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