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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日서 부는 ‘실버연애’ 사업
사별·이별 늘며 새 인연 수요↑
年8000건 주선행사한 회사도
40대이상 전용 매칭앱도 등장
중년 시야 재현 고글쓰고 개발
고령화 속 수요···새 시장 부상
[서울경제]

일본톡에서는 외신 속 일본의 이모저모, 국제 이슈의 요모조모를 짚어봅니다. 닮은 듯 다른, 그래서 더 궁금한 이웃 나라 이야기 시작합니다.




일본 결혼정보회사 IBJ는 지난해 40대 이상 남녀를 위한 매칭 파티를 8000회 이상 열었다. AI이미지.


이달 초 도쿄 긴자의 한 연회장. 남녀 20여 명 사이에 긴장감이 감돕니다. 설치된 부스마다 여성이 앉아 있고, 남성들이 5분씩 자리를 옮겨가며 대화를 나눕니다. “주말엔 뭘 하세요?” “노후엔 어떤 삶을 꿈꾸시나요?” 수줍은 대화가 오가는 이곳은 일본의 결혼 정보회사 IBJ가 개최한 매칭행사장. 참가자는 모두 50~60대입니다.

일본에서 중년층의 연애와 관련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IBJ는 지난해 40대 이상을 위한 매칭 파티를 8000회 이상 열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파트너를 찾고 싶어하는 40~60대가 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새로운 만남을 찾는 중년층의 증가는 수치로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데요. 한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해당하는 일본 국세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50세 남성 중 ‘배우자가 있다’는 비율은 67.6%로 1985년 92.2%에서 24.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한 50세 여성의 응답률도 13.4%포인트 감소한 71.7%를 기록했습니다. 40~60대 독신자 수는 이혼·사별을 포함해 1542만 명. 20~30대 독신자 수(1665만 명)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배우자가 없어 생기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만남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일본국세조사 인구기본집계결과


이런 수요를 겨냥한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있습니다. ‘라스트 러브(마지막 연애)’라는 의미의 ‘라스 코이’라는 40대 이상 전용 매칭 앱인데요. 지난해 10월 일본 수도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등록자가 6배나 늘었다고 합니다. 2023년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매칭 앱을 알고 있는 사람 중 40대의 이용 경험은 33%, 50대는 19%, 60대도 13%에 달했는데요. 라스코이 측은 “젊은층 위주의 매칭 앱에서는 40세 이상이 만남을 찾기 어렵다”며 중년층 전용 서비스에 착안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사용자 연령만 중년으로 끌어올린 것은 아닙니다. 앱 개발진의 세심한 배려가 상당히 눈길을 끄는데요. 30대 초반의 개발자들은 중년층의 시야를 재현하는 고글을 쓰고 앱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앱보다 글자 크기를 키우고 여백을 늘려 터치하기 쉬운 사용자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남녀 만남의 첫 인상에서 빠질 수 없는 그것, 바로 프로필 사진도 AI가 촬영을 도와줍니다. 셀카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가 많아 얼굴을 렌즈에 너무 가깝게 대고 찍거나 굳은 표정을 지으면 재촬영을 권유한다고 합니다.

2023년 일본에서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매칭 앱을 알고 있는 사람 중 40대의 이용 경험은 33%, 50대는 19%, 60대는 13%로 나타났다. AI 이미지.


중년 매칭의 또 다른 트렌드는 바로 여행입니다. 중고령층 남녀가 함께하는 1일 버스 투어가 대표적인데요. “고독사하기 싫다”거나 “배우자와 사별 후 말동무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이유로 모인 남녀가 버스 옆자리를 바꿔가며 대화를 나누고 중간 중간 여행지와 식사 장소에서 서로의 매력을 엿보며 마음을 주고받는 식으로 커플을 정합니다. 여행이 끝날 즈음 복잡하게 얽힌 사랑의 화살표에 교차하는 남녀의 표정은 나이와 상관 없이 하나같이 간절해 보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은 환희나, 선택받지 못한 안타까움은 20대든 50~60대든 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

결혼정보회사 타메니의 조사에 따르면 50~79세 남녀 중 약 20%가 “결혼 상대나 연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중 70%는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100세’도 아닌, ‘11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친구든 연인이든 또 다른 인연을 만나려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요.

저는 일본톡 2회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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