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 측은 25일 탄핵심판 최종 변론 진술에서 재차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했다. 부정선거를 인정하지 않은 지난 2022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 “충분한 사실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폄하했다.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대법원 판결까지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친중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중국에 의한 선거 조작 가능성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전 위협을 재차 거론했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윤 대통령 측은 그간 헌재 변론에서 ‘가짜 투표지’ 의혹을 잇달아 제시했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가짜 투표지가 아닌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 도태우 변호사는 “절대 권위처럼 내세워지는 대법원 판결은 충실한 사실조사와 전산 점검을 하지 않은 것이 유념돼야 한다”며 “부실한 대법원 판결이 추가 논의와 조사를 차단하는 근거로 악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민경욱 전 의원이 낸 선거무효 소송에서 2021년 9월 22시간에 걸쳐 12만7000여표를 전수조사한 결과 가짜 투표지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 변호사는 “선관위를 견제할 유일한 기관은 국가원수 지위인 대통령뿐”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대법원 판결을 깎아내리면서 윤 대통령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투입 지시를 정당화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는 앞서 2차 변론 당시 ‘계엄 선포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 작전으로 수원 선거연수원에서 부정선거에 연루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해 일본 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매체 기사를 언급하며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선관위는 물론 주한미군까지 해당 기사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 바 있다.
선관위 보안시스템 점검에 참여했던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은 지난 11일 증인신문에서 선관위 보안 취약성을 인정하면서도 “점검에서 시스템이 침입당한 흔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의 명확한 증거나 구체적인 실행 주체를 탄핵심판 내내 제시하지 못했다.
김계리(왼쪽) 변호사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윤웅 기자
윤 대통령 측은 ‘계몽령’ 주장도 반복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비상계엄 후 담화문을 찬찬히 읽어보고 임신·출산·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의 패악을 확인하고 변호에 참여하게 됐다”며 “저는 계몽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증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공산세력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려 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야당 의원 명단을 읽기도 했다.